
아침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여름의 기운이 조금씩 물러가고, 이제는 가을이 시작되었음을 느끼게 됩니다. 계절이 바뀌는 때에는 우리의 몸도 쉽게 적응하지 못합니다. 성도님들 모두 따뜻하게 지내시고, 일교차가 큰 날씨에 감기 걸리지 않도록 건강 잘 돌보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 제 생일날, 막내가 제게 물었습니다.
"아빠는 지금껏 살면서 어떤 것을 이뤘어요?"
당장하지 못했던 질문이었습니다. 잠시 대답을 하지 못하고 등을 돌렸습니다. 막내가 다시 물었습니다. 가정이나 교회 사역 말고요. 아빠가 정말 이루고 싶었던 것은 뭐예요? 두번째 질문에 저는 조금 더 오래 생각했습니다. 이상하게도 바로 떠오르는 것이 없었습니다. 가정과 교회, 그리고 목회와 사역을 생각하며 감사한 것들이 참 많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주신 가정을 잘 세우고 싶었고, 교회를 사랑하며 섬기고 싶었고, 맡겨진 영혼들을 잘 돌보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제 삶의 중요한 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나는 개인적으로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라고 물었을 때 쉽게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그 순간 제 모습을 바라보던 두 딸의 눈빛이.. '우리 아빠가 좀 안됐네..'하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웃으면서 넘어갔지만, 그 질문이 제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제 자신에게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소원하고 있는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원합니다. 좋은 가정을 원하고, 자녀가 잘되기를 원하고, 교회가 부흥하기를 원하고, 맡겨진 일이 잘 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너무 많은 책임과 현실 속에서 정작 내 영혼이 하나님 앞에서 무엇을 사모하고 있는지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우리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마음에 소원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 (시37:4).
이 말씀은 하나님을 기뻐하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신다는 약속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을 기뻐하며 그분 가까이 살아갈 때, 우리의 욕망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새롭게 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소원을 품게 된다는 것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다시 소원을 생각해 봅니다. 더 많이 가지는 것보다 더 깊이 하나님을 알고 싶습니다. 더 많은 일을 하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기억하시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제 인생을 돌아보며 '이것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이 세상의 성공이나 업적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삶을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고백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도 마음의 소원이 있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소원이 다시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꿈을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에 심어 주실 수도 있습니다.
가을이 오면 나무는 하나씩 잎을 내려놓습니다. 우리도 이 계절에 불필요한 욕심과 분주함은 내려놓고,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에 심어 주시는 거룩한 소원을 다시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 문턱에서, 우리 모두의 마음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아름다운 소원이 다시 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