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독연대(CWS) 머빈 토마스(Mervyn Thomas) 회장은 "나이지리아에서 정부가 수많은 무장단체,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거나 해결하려 하지 않는 태도 때문에 기독교인들이 점점 더 포위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그의 발언은 최근 풀라니 민병대에 납치됐던 그리스도사도교회 신자 38명이 석방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나왔다. 이는 나이지리아에서 드물게 들려 온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여전히 상황은 심각하다. 나이지리아는 매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독교인이 살해되거나 납치되는 국가로 꼽힌다.

일부 납치 피해자는 석방되거나 탈출에 성공하지만, 상당수는 수년간 포로 상태로 남아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4년 치복에서 보코하람에 의해 납치됐던 여학생 276명 중 많은 이들이 탈출하거나 협상을 통해 석방됐으나, 약 90명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강제 결혼을 당하거나, 노예 생활을 하거나, 혹은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최근 공격은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주 3일 동안 세 건의 별도 사건이 발생했으며, 니제르주 파피리 지구의 세인트메리가톨릭고등학교에서는 300명 이상의 학생과 교직원이 집단 납치됐다. 이 중 50명이 탈출했지만 최소 265명이 여전히 억류된 상태다.

이번 사건은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을 겨냥한 폭력이 점점 더 조직화·대규모화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교회 지도자들은 특히 기독교 축제 기간에 학살과 납치가 '관례'처럼 반복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윌프레드 아나그베 주교는 "기독교 축제 기간의 학살이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하나의 관습처럼 자리잡았다"고, 존 바케니 주교는 최근 폭력이 "집단학살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은 국제사회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나이지리아를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CPC)으로 재지정하며, 정부가 테러와 종교적 박해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머빈 토마스 회장 역시 "나이지리아 민간인들은 여러 무장 비국가 행위자들에 의해 점점 더 포위되고 있다"며 "이 전례 없는 불안 증가는 샤리아 국가에서 계속되는 종교 차별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제 언론이 종교적 요소를 축소하거나 선정적으로 다루지 말고, 현장의 현실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나이지리아가 CPC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종교 관련 위기를 해결하며, 가해자와 후원자를 책임지게 하는 데 필요한 모든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