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명한 평신도 신학자이자 변증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82)가 최근 싱! 컨퍼런스(Sing! Conference)와의 인터뷰에서 노년의 영적 도전과 가능성, 그리고 '잘 마무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내놓았다. 이 인터뷰는 키스·크리스틴 게티(Keith and Kristyn Getty) 부부가 진행했다.
키스와 크리스틴 게티 부부가 이끄는 싱! 컨퍼런스는 케티 뮤직(Getty Music)이라는 찬송·경배 사역 단체와 관련된 대규모 찬양 집회로, 전통적인 찬송가와 현대 경배곡 사이의 균형을 강조한다. 2025년 싱! 컨퍼런스는 지난 9월 1~3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렸으며, 약 7,000명이 참석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레녹스는 '잘 마무리하기'가 어떤 공식이 아니라 평생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요한복음 21장에서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과 다윗의 기도를 언급하며, 존경받는 기독교 지도자라도 인생 후반에 흔들릴 수 있다는 현실을 상기했다.
"모든 목자의 가장 큰 시험은 어떻게 끝마치느냐이다"
레녹스는 "모범적이던 이들도 나이 들어 어리석은 늙은 바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겸손·책임성·교정에 대한 열린 태도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노년에 접어들수록 조언을 무시하고 마음을 닫는 위험성이 커진다"며 "친구나 가족의 조언에 귀를 닫기 쉽다. 절대 그러지 않을 것 같던 사람들에게서조차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봤다. 우리 모두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성경 묵상과 기도, 공동체와의 교제가 이런 영적 경직을 막고 신앙을 살아 있게 하는 핵심 훈련이라고 덧붙였다.
레녹스는 "내 인생을 지탱해 준 것은 끊임없이 복음을 전할 기회를 찾아 살아온 것"이라며 "다른 이들이 자신이 경험한 구원의 기쁨을 발견하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 큰 기쁨은 없다"고 고백했다. 이어 "신앙을 나누는 삶이 오히려 영적 활력을 유지하게 한다"고 했다.
그는 "비기독교인의 노년이 시야가 좁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나이 든 신자들은 오히려 확대되는 희망을 가진다"며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주님과 함께할 영원을 더 선명하게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음악이 노년의 신자들에게 강한 위로가 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치매 환자들이 말을 잇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린 시절 찬송가는 또렷하게 부르는 모습을 종종 봤다"며 신앙의 기억이 가진 힘을 강조했다.
"희망은 감정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뿌리를 둔다"
레녹스는 기독교적 희망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재림이라는 역사적 현실에 기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자들이 죽음을 앞두는 순간에도 가족에게 '마지막까지 진짜로 믿고 있다'는 확신을 전해주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또한 성경의 미래가 '눈물과 애통과 거짓이 없는' 것으로 주로 표현되는 이유는 새 창조의 긍정적 실재가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라자로의 무덤 앞에서 예수가 "네 형제가 다시 살아나리라"고 선언한 장면을 인용하며, 내세의 연속성과 인격적 관계가 유지된다는 성경적 위로를 강조했다.
가까운 친구 나이절 리의 마지막 조언
'좋은 마무리'의 사례를 묻는 질문에 그는 가까운 친구이자 전도사였던 나이절 리(Nigel Lee)를 언급했다. 58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리는 죽음을 앞두고 레녹스에게 장례식 설교를 맡기며 마지막 조언을 남겼다.
"학생 시절 하던 그대로 사람들에게 말하라. 기도하며 말씀 앞에 진지하게 시간을 보내고, 하나님의 얼굴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라. 그러면 할 말이 생길 것이다."
레녹스는 "오늘날 많은 설교자들이 말할 것이 없는 이유가 바로 이 '기다림'을 잃었기 때문"이라며 "빠른 정보, AI가 만든 설교 등 기술적 지름길은 영적 깊이를 빼앗을 위험이 있고, 유용한 도구라 해도 말씀과 기도라는 본질적 시간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인터뷰 말미, 앞으로 어떤 기대를 품고 사는지 묻는 질문에 레녹스는 주저 없이 "주님을 뵐 것을 기대하고 있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