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총재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가 21일 일본 국회 중의원과 참의원 본회의에서 각각 진행된 총리지명선거에서 제104대 총리로 선출됐다. 이로써 일본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공영방송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중의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지명선거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 총재는 전체 465표 중 237표를 획득해 과반(233표)을 넘으며 총리로 지명됐다. 자민당은 단독으로 과반 의석(196석)에 미치지 못했으나, 새로운 연립정권 파트너인 제2야당 일본유신회(35석)와 무소속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이어 진행된 참의원(상원) 총리지명선거에서는 123표를 얻어 과반(124표)에 한 표 모자랐지만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대표(44표)와 결선투표에 돌입했다. 참의원에서 결선투표가 실시된 것은 13년 만의 일이다. 결선에서 다카이치는 125표를 얻으며 46표에 그친 노다 대표를 제치고 최종 승리했다. 

이로써 다카이치 총재는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승리를 거두며 일본 제104대 총리로 공식 선출됐다. 메이지 헌법으로 내각제가 도입된 1885년 이후 140년 만에 여성 총리가 탄생한 순간이다. 

다카이치 총재의 선출로 일본에는 첫 자민·유신회 연립정권도 출범하게 됐다. 총리 지명 절차가 끝남에 따라 일본 정부는 곧 관방장관을 통해 새 내각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도쿄 고쿄(皇居)에서 일왕이 임명장을 수여하는 총리 친임식과 각료 인증식을 거쳐, 이날 밤 다카이치 내각이 공식 출범한다. 

다카이치 신임 총리는 취임 직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새 정부의 운영 방향과 정책 구상, 연정 운영 방침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내각은 경기 회복과 사회복지 개혁, 외교안보 강화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일본 정치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날 오전 9시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내각은 총사퇴했으며, 이시바 전 총리의 재임 기간은 총 386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