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가 최근 전국 각지의 지하 가정교회를 대상으로 대규모 단속 작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Aid)는 이번 조치를 "최근 40년간 중국에서 벌어진 가장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종교 탄압"이라고 규탄했다.
차이나에이드 대표 푸시추 목사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10월 초 여러 성(省)에서 비등록 가정교회를 일제히 급습했으며, 10월 10일 광시 베이하이에서 베이징 시온교회 설립자 에즈라 진(진밍리) 목사를 체포했다. 상하이와 저장 등지에서도 20여 명의 목회자와 성도들을 구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 목사는 독일의소리(DW)와의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약 30명이 구금되거나 연락이 두절됐으며, 그 중 23명은 여전히 구금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여성 14명은 북해 제1구금소, 남성 9명은 제2구금소에 수감돼 있다"며 "대부분 '인터넷 정보 불법 이용'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은 이례적으로 피구금자 8명에 대해 변호인 접견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 목사는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일"이라며 "중국 정부가 이번 사건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음을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도 즉각 반응했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중국 공산당은 '당의 개입을 거부하고 미등록 가정교회에서 예배하는 기독교인'들을 적대시하고 있다"며 "구금된 모든 이들을 즉시 석방하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집권 이후 '종교의 중국화'를 강조하며, 모든 종교단체를 당의 통제 체계 안으로 편입시키려는 정책을 강화해 왔다. 현재 중국의 '종교사무조례'에 따르면, 정부에 등록하지 않은 종교단체는 불법으로 간주된다.
푸 목사는 "시진핑은 자신에게 절대적 복종을 요구한다"며 "자신을 경배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존재로 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탄압을 "정권의 통치 욕망이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전형적인 사례"로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혼의 중국: 마오쩌둥 이후 종교 회복』의 저자 이안 존슨(Ian Johnson)은 "이는 중국 개신교 급성장기의 종결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안 존슨은 "현 정부의 태도는 명확하다. '사람들이 집에서 친구와 함께 예배하는 것을 막진 않지만, 민간 사회의 구조가 중국에 뿌리내리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FT는 "비록 마오쩌둥 시대에는 종교 활동이 강하게 제한됐으나, 1976년 마오 사망 이후 점진적인 종교 부흥이 나타났다. 정부는 불교·도교·가톨릭·신교·이슬람 등 5대 종교만 공식 인정하며, 종교단체는 반드시 국가 승인 협회에 소속돼야 했다"고 전했다.
중국 기독교 신자 수는 정확히 집계하기 어렵다. 상당수는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가정교회에 소속돼 있으며, 일부는 다른 종교적 요소와 결합해 복합적으로 신앙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 따르면, 중국 성인 약 1%가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밝혔다. 2010년대 후반에는 비등록 기독교 모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예를 들어 베이징 시온교회와 청두 이른비언약교회는 정기적으로 예배를 드렸다.
2018년 중국 당국은 청두 이른비언약교회 성도 100여 명을 체포했다. 지도자인 왕이 목사는 시진핑을 공개 비판했다는 이유로 구금됐으며, 시온교회는 감시 카메라 설치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베이징 집회 장소가 폐쇄됐다.
산시성 타이위안에서는 지난 12일 쉰청 귀정교회가 급습을 당했으며, 수유 중인 여성 성도를 포함해 11명이 행정구금(15일)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 거주 중인 전 이른비언약교회 신도 런루이팅은 "이번 전국적 단속은 분명 중앙당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각 지역에서 동시에 사람들이 체포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당국은 조사 과정에서 가족 배경과 직업, 사회관계망까지 추궁하며 '사건 경력이 3대에 걸쳐 영향을 준다'는 협박을 일삼고 있다"며 "목적은 교인들을 두려움 속에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폭로했다.
시온교회, 탄압 불구 40여 도시로 확산... 신자 수 1만 명 넘어
비록 탄압으로 시온교회는 더욱 지하로 숨어야 했지만, 분산적·온라인 모델을 개발하게 됐고 이는 팬데믹 기간 빠르게 확장됐다. 교회의 영향력은 40개 이상의 도시로 확산됐으며, 신자 수는 1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시온교회 온라인 동영상 설교는 수천 명이 동시에 시청하고 있다.
푸 목사는 "많은 교회들이 이미 탄압을 예상했고, 네트워크를 구축해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며 "지도자들이 구금됐어도 교회의 사역은 멈추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역사는 다시 증명할 것이다. 신앙에 대한 억압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기독교 전문가 프란체스코 시시(Francesco Sisci)는 "이번 체포는 미국에 보내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전면 통제하겠다는 발표와 거의 동시에 이뤄진 점을 지적했다.
에즈라 진 목사의 딸이자 미 상원에서 근무 중인 그레이스 진 드렉셀(Grace Jin Drexel)의 남편 빌 드렉셀(Bill Drexel) 워싱턴 허드슨연구소 연구원은 "체포된 교회 구성원들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협상 카드'로 간주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