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가 마지막 남은 인질들을 석방하면서, 2023년 10월 7일(이하 현지시각) 테러로 촉발된 2년간의 전쟁이 사실상 종식을 맞았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이번 석방은 미국의 중재로 이뤄진 휴전 협정의 핵심 조치로 평가된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협정에는 가자지구에 억류된 48명의 인질들을 즉시 송환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그 인질들 중 약 20명은 생존자로 추정된다. 하마스는 10월 13일 마지막 생존 인질 전원을 석방하며 협정 이행에 나섰다.

이스라엘 정부도 유엔과 미국의 중재 아래 1,9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을 시작했다. 그 가운데는 치명적 공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250명과 전쟁 중 구금된 민간인들이 포함돼 있다.

텔아비브에서는 석방된 인질 가족들이 눈물로 서로를 끌어안았고, 서안지구에서는 수감자들이 탄 버스를 맞이하는 인파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석방된 모든 인질이 의료 검진을 받은 뒤 가족과 재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28명의 시신도 협정에 따라 반환될 예정이지만, 그 구체적인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에 도착해 "전쟁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번 방문을 통해 가자지구의 향후 통치 구조와 인도적 복구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집트로 이동해 압델 파타 엘시시(Abdel-Fattah el-Sissi) 대통령을 비롯한 20여 개국 정상들과 중동 평화 구상을 논의하는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마흐무드 아바스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제안한 '가자 재건 구상'에 따르면, 국제 행정 체제가 가자를 관리하고 팔레스타인 기술 관료들이 민간 업무를 담당하며, 아랍 주도의 평화유지군이 치안을 맡는다. 이 계획은 단계적 이스라엘군 철수와 중장기적으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으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담고 있다.

그러나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에 반대하며 "가자를 다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휴전 발효와 함께 전투는 멈췄다. 이번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연합 세력이 남부 이스라엘을 기습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약 1,200명이 사망했으며, 그 중 대부분이 민간인이었다.

하마스는 그때 총 251명의 인질을 납치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집중 공격하면서 전면전이 확산됐고, 유엔은 가자의 90% 이상이 파괴되어 대부분 주민이 집을 잃었다고 보고했다.

유엔 인도주의 담당 톰 플레처(Tom Fletcher)는 "이번 휴전이 희망의 빛을 가져 왔지만, 가자의 많은 지역은 여전히 사람이 거주하기 어려운 상태이며, 복구의 길은 멀다"고 전했다.

중동복음주의연맹 대표 잭 사라(Jack Sara) 박사는 이번 석방과 휴전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평화가 일시적인 멈춤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의 소리는 잠잠해졌지만, 고통과 두려움, 불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 휴전이 진정한 의미를 지니려면 단순한 정전이 아니라, 정의와 자비, 그리고 진실 위에 뿌리내린 지속 가능한 평화의 시작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