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 남아공인 난민 재정착을 위해 케냐 직원 30명의 비자 발급을 요청하면서, 교회 단체인 처치월드서비스(Church World Service, 이하 CWS)가 외교적 갈등에 휘말렸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미국 난민 수용 프로그램은 CWS의 나이로비 기반 재정착 지원 센터(RSC Africa)를 통해 백인 남아공인 난민 심사를 진행 중이며, 해당 케냐 직원들은 향후 2년간 남아공에서 활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남아공 정부는 “남아공 시민은 어떤 국가에서도 난민으로 분류될 수 없다”며 미국의 백인 남아공인 난민 지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CWS의 리크 산토스(Rick Santos) 대표는 “다른 난민 집단은 생존을 위한 재정착을 기다리고 있음에도 아프리카너(남아공에 사는 네덜란드계 후손 백인 집단)에 대한 우선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자격 있는 난민을 존엄과 연민으로 섬기겠다”고 밝혔다.

비자 문제와 관련해서도 케냐 직원들은 ‘무급 자원봉사자’ 비자를 신청했으나, 실제 CWS의 남아공 채용 공고에는 급여가 명시돼 있어 비자 규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와 협력해 온 다른 종교단체들도 반발했다. 성공회는 “선택적 난민 우대는 고통스러운 결정”이라며 미국과의 난민 협력을 중단했다.

션 로우(Sean Rowe) 주교는 신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매우 이례적인 방식으로 선발된 한 그룹의 난민이, 수년 동안 난민캠프나 위험한 환경에서 기다리고 있는 다른 많은 난민들보다 특혜를 받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었다”고 전했다.

복음주의 단체 월드릴리프(World Relief)는 “소수 백인 남아공인들만 지원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다 포괄적인 난민 재정착이 재개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