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공립학교, 공교육에 대한 염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LA연합교회의 김수미 목사는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교육하는 올리브 트리 크리스천 아카데미를 설립해 다음 세대를 지키는 사역에 힘쓰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인 3월 22일 윌셔와 아이롤로 길에 위치한, 올리브 트리 크리스천 아카데미(Olive Tree Christian Academy)를 방문했을 때, 학교는 조용하고 차분한 인상을 풍겼다. 교실 안에 책상들이 벽을 휘돌아 배치되어 있었고, 조용한 연주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학생들은 차분히 앉아 책을 읽거나 문제를 풀고 있었다. 김수미 교장은 작은 깃발이 꽂혀 있는 책상에 다가가,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거나, 아이들이 공부한 부분들을 체크하고 있었다.
김 목사가 크리스천 스쿨의 비전을 받은 것은 10년도 더 전이다. 그는 분자생물학으로 박사과정을 마치고 주님의영광교회를 다니던 중 UCLA와 USC에서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성경을 가르쳤다. 캠퍼스 선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주위의 염려에도 기적적으로 사람들이 모였고, 교회를 개척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이었다. 학생들이 가정을 이루고, 자녀들이 태어나자 김 목사에겐, 청년 목회를 할 때와는 다른 고민,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라는 고민이 생겼다.
당시 공립학교의 영적인 상황은 지금처럼 심각하지는 않았지만,하나님께서 그에게 학교를 해야 한다는 마음을 주셨다. 목회를 하기도 힘든데 학교를 한다는 것은 건물, 재정 등 신경 쓸 것이 많은 일이기에, 망설였다. 3~4년이 흘러,, 어느 집회에 들은 신명기 6장 6~9절의 말씀이 그의 망설임에 마침표를 찍게 했다.
“오늘날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에 행할 때에든지 누웠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를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찌니라 (신명기 6:6-9)
“그 말씀을 강하게 주면서,‘내가 원하는 것은 내 말씀을 가르치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다른 것은 못해도 말씀 가르치는 것은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미국 내 8천 개 학교에서 쓰고 있는 ACE 커리큘럼을 사용하게 되었다. 전 세계 선교사님 자녀들이 이 프로그램을 쓴다. 미국에서 개발한 지 60년 이상 되었다. 계속해서 업데이트해서 지금까지 왔다.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이 1962년 모든 공립학교에서 성경 교육과 기도문을 외우는 것이 금지했다. 공교육이 변질되자 크리스천들을 중심으로, 자녀 교육을 공립교육에 맡기지 말고 직접 교육하자는 움직임이 나오게 되었다. 그것이 이 커리큘럼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하나님이 만든 제도는 가정과 교회이다. 자녀들의 교육은 학교에 맡기라고 하신 게 아니라 부모에게 자녀를 부지런히 가르치라고 하셨다. 그것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이 반드시 미국을 회복하실 것이다.”
올리브 트리 크리스천 아카데미에서 사용하고 있는, ACE 커리큘럼은 교회가 학교를 할 수 있게 메뉴얼로 만들어 놓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커리큘럼은 남침례교인들이 개발했고 바이블 벨트 사람들이 많이 사용한다.
김수미 교장은 이 교재의 장점으로, ‘작은 교회도 학교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즉, 교인 수가 많지 않아도 얼마든지 이 교재를 사용하면 학교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장은, 부모님이 자녀의 학교를 선정할 때 아카데믹한 면만 신경쓰다가, 영적인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며, 결국 무엇을 위해 우리가 자녀들을 교육시키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주변의 추천을 듣고 보낸, 소위 좋은 학교라는 곳에 게이 선생님 너무 많은 경우도 있다. 아이들이 그런 영적 환경에서 자란다고 생각해 보라. 학교에서 동성애를 교묘하게 가르치고 있는데, 부모님들은 언어가 안되니 학교에서 뭘 가르치는지도 모르고, 비지니스가 바쁘다 보니 아이들이 방치된다. 아이가 어떤 영적인 환경에서 어떤 고통을 겪는지 모른다. 그래서 대개, 다 고등학교 때까지 부모 따라 다니다가 대학 가서 신앙을 다 잃어버린다. 아이비 보냈는데 신앙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먼저는 부모의 문제이고 교회가 말씀을 정확하게 안가르쳤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엄청난 학문적 조류를 만나면, 자기 신앙을 방어하지 못하고 넘어간다. 기본적으로 말씀이 약하니 넘어가는 것이다. 교회마다 이 학교를 해야 한다.”
김수미 교장은 ACE의 셀프 스터디 방식이 대학교에 갔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ACE는 기본적으로 스스로 읽고 이해하는 셀프스터디이다. 아무리 좋은 교사가 가르쳐도 그것을 스스로 읽고 이해하는 과정을 밟지 않으면 20% 밖에 소화를 못한다. 자기 학습의 과정을 거쳐야 자기 것이 된다. 이 교재는 이 훈련을 어릴 때부터 시킨다. 셀프 스터디를 가르쳐주기 때문에 이 커리큘럼으로 공부한 아이들이 대학가서 더 잘한다. AP 과목도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있어서 잘 적응한다.”
ACE의 커리큘럼은, 처음부터 끝까지 성경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수학 문제도 성경적인 예문으로 되어 있고 과학 과목은 창조론에 근거해 있다. 영어 과목이 특히 잘 되어 있는데 일반적인 평균적 아이들이 공립학교 시스템 내에서 문법과 쓰기를 잘 배우지 못하는데 반해, ACE에서는 문법과 쓰기를 정말 꼼꼼하고 정확하게 가르친다.
이 커리큘럼을 채택하면, 내쉬빌에 있는 헤드쿼터에서 일주일간 학생이 되어서 배워야 한다. 거기서 가르쳐주는 지침을 그대로 따라서 하면 된다. 한국 사람들은 중간에 바꾸고 다른 것을 시도해 보려 하는데, 그들이 제시하는 방법을 꾸준히 믿고 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 교재를 만든 분들이 정말 깊이 기도하면서 만든 자료이며, 학문적으로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ACE를 사용하면 교사들이 커리큘럼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면 그만큼 아이들에게 신경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교사들 업무의 가장 큰 부분이 교재 만드는 일이다. 그런데 이 교재를 사용하면 내용으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신경 쓸 수 있게 된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집중하지 못하면 대부분 부모님 문제이다. 집의 영적인 분위기가 안정되지 못하면 아이가 학교 와서 공부하기 힘들다. 부모의 신앙 생활이 자녀에게 영향을 준다.”
그는 교회 학교를 시작할 때 “목사가 교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다른 열심히 하는 분들을 교장으로 세울 수 있지만, 부모님들의 입김에 좌지우지되면 학교가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엇길로 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럴 때, 교장이 정확하게 중심을 잡아주어야 하며 ‘우리 학교는 이런 비전으로 나아간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를 인가 받는 것도 간단하다. 교회 학교도 얼마든지 인가 받을 수 있고, 프라이빗 학교 등록만 하면 학교를 할 수 있다. 물론 1년에 한번씩 헤드쿼터가 학교를 평가해서 등급을 정해주고,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자체적인 디플로마를 발행할 수 있다. 우리 학교에서는 디플로마를 주고, 그것으로 대학교 지원이 가능하다.”
ACE의 학교 일과는 아침예배와 찬양으로 시작된다. 매일 성경을 접하고 성경적 세계관으로 교육을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앙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킨더 때부터 다닌 중학생 아이가 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순종하는 훈련이 안 되어있었고, 말 안 듣고 힘들었던 아이이다. 똑같은 말을 10번을 해도 안들었다. 아이가 3~4학년 정도였는데, 제게 크리스마스 카드에 ‘순종을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어서 줬다. 또, 한번은 저희가 북클럽을 하는데 1800년 대를 팬데믹 때를 배경으로 한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눴다. 책 내용은 한 아이가 어려운 상황을 겪으며 그 상황을 말씀을 의지해서 극복하는 내용이었다. 북클럽을 위한 질문 중에 ‘왜 하나님은 이런 아이에게 이런 일을 허락하셨나’라는 질문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랬더니 이 아이가, ‘하나님이 그렇게 하신 게 아니라 우리 죄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그 아이를 잘 인도해주셨다’고 대답했다. 저는 그때 눈물이 났다. 어른들도 그런 대답 못한다. 그런데 이 아이가 성경에 대한 기본적인 틀을 갖고 있다. 제가 너무 기분이 좋고 감사했다. 그런 아이들이 대학에 가도 신앙을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아이비 대학에 목매달다가 정작 중요한 것을 다 잃어버린다.”
“현재 올리브 트리 크리스천 아카데미의 학생 수는 15명 정도이다. 지금 시설에서 최대 수용 가능한 수는 20명 이내이며, 가장 높은 학년은 8학년이다. 어릴 때부터 프로그램에 들어오게 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중간에도 들어올 경우 인터뷰를 통해 아이가 혼자서 해낼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 그리고 최소한 1년 정도 훈련을 하게 된다. ACE는 교육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가속도가 붙는다.”
“PE 수업은 교회 펠로우십을 하는 공간에서 하고 있다. 넓은 운동장이 없다보니 대신 필드 트립을 자주 데려 간다. 학생수가 많지 않으니 필드 트립을 가기 용이하다. 예체능은 엑스트라 커리큘럼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재능 기부자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교회가 크면 얼마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7년 동안 크리스천 학교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이 무엇이었는지 물었을 때, 그는, 학생과 교사 모집을 꼽았다.
“가장 어려운 것은 학생과 교사 모집이다. 선생님들이 발런티어로 참여하고, 부목사님, 전도사님들도 사역이 많고 힘들지만 파트 타임으로 학교에서 돕고 계신다. 학비는 학교를 시작할 때 한 달에 $480 정도로 책정했다. 재정에 부담을 드리지 않으려고 학비를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다. 애프터 스쿨 보다 저렴하다. 교사 모집을 위해 지금도 기도하고 있다. 지금 6명의 교사들이 학교를 함께하고 있다.”
올리브 트리 크리스천 아카데미는 지금까지 광고도 하지 않았지만, ‘자녀 학교 문제로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많이 계신다’는 것을 알고, 이렇게 학교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이번 인터뷰에 응했다.
“저희는 지금까지 광고도 안했다. 퍼실리티도 제약이 있어서 공지를 안했는데 올해는 알리고 싶고, 그러면 거기에 맞춰서 하나님이 거기에 맞춰서 규모를 키워 주실 것이란 믿음이 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내려 한다.”
또한 ACE 커리큘럼을 사용하는 학교들이 작은 규모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 일년에 한 번씩 리저널 스튜던트 컨벤션, 인터내셔널 컨벤션을 개최해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과 교제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하나의 공동체의 소속감을 주며, 발표 등의 기회를 마련해 자신감을 북 돋운다.
올리브 트리 크리스천 아카데미의 교장이자 LA연합교회에서 공동목회를 하고 있는 김수미 목사는 풀러 신학교(M.Div. Fuller Theological Seminary), 칼텍(Cal Tech) 박사 후 과정 연구원과 로즈웰 팍 암 연구소(Roswell Park Cancer Institute) 박사 후 과정 연구원, 뉴욕 주립대학교(SUNY at Buffalo) 박사(Ph.D. 분자 생물학), 서울대학교 학사, 석사(B.S., M.S. 미생물학)을 전공했다. 미국에서 유학을 하던 중 회심을 경험하고, 유학생들을 섬기는 목회를 해오다가, 유학생들이 가정을 이루게 되면서 교육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