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사절단으로 남수단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지 가톨릭 지도부를 만나 "수십 명의 순례자들처럼 불의와 권력 남용에 대해 정의로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도부는 교황과의 만남을 위해 9일을 걸어 수도 주바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4일 남수단에서의 첫 날 주바의 성 테레사 대성당에서 가톨릭 주교, 사제, 수녀들을 만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권력의 남용과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높이고 국민들을 중재하라는 부름을 받았다"며 "종교 지도자들은 불의한 행위로 인한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다"고 했다.
교황은 "전쟁과 증오, 폭력, 빈곤으로 얼룩진 땅에서 하느님의 사역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문해 보자"며 "무고한 피를 그렇게 흘린 강(백나일)의 둑을 따라, 이 땅에서 우리가 어떻게 사역을 해나갈 수 있나?"라고 했다.
남수단은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지 2년이 지난 2013년부터 민족분쟁 내전을 겪었다. 2018년 평화 협정이 체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CP는 "남수단의 많은 시민들은 사회 복지와 공동체 의식 등을 제공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회를 희망의 원천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남수단에는 220만 명의 국내 실향민이 있으며, 그 중 230만 명이 난민으로 나라를 떠나 있다.
이 행사에 참석한 남수단 유엔 대표단의 사라 베이스로우 은얀티(Sara Beysolow Nyanti) 대표는 "올해 수단에서 약 800만 명의 사람들이 식량 불안정을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에이전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바의 프리덤 홀에서 국내 실향민(IDP)을 만났다고 전했다.
BBC는 "약 60명의 가톨릭 순례자들이 주바에서 교황의 강복을 구하기 위해 도보로 9일간의 여정을 마쳤다"고 전했다.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대주교와 라인 그린쉴즈(Iain Greenshields) 스코틀랜드 교회 수장도 남수단에서 교황과 동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