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 11일, 이슬람 과격단체 알카에다가 일으킨 테러로 인해 파괴됐던 뉴욕시의 성 니콜라스(Saint Nicholas) 그리스 정교회 본당이 복구공사를 끝내고 지난 7일 예배를 재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복구를 위한 모금단체 ‘프렌즈오브성니콜라스(Friends of St. Nicholas)’의 마이클 사로스 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은 미국과 뉴욕을 위해 즐거운 날”이라며 “9월 11일에 순교하고 살해된 3천 명의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기념비에 모든 미국인들을 초대한다”고 밝혔다.
신약성경의 원문인 헬라어로 진행된 이날 예배는 산타클로스의 유래가 된 인물인 성 니콜라스 주교의 축일을 함께 기념했다. 성 니콜라우스는 3-4세기에 동로마 제국에서 활동한 기독교 성직자이며, 전 재산을 불우한 이웃들에게 나눠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본당 부회장이자 3대째 성 니콜라스 교인인 올가 파블라코스는 예배 후 인터뷰에서 “이것은 성 니콜라우스 교회의 부활”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교인인 마리아 야트라키스는 “예배를 위해 새 본당에 들어설 때 눈물이 고였다”면서 “이렇게 회복된 곳을 바라보며, 교회를 재건하는 데 기여한 모든 이민자를 대표하는 자유의 여신상 가까이에서 교회를 보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1916년에 세워진 이 교회는 그리스 아테네의 명승고적인 파르테논 신전을 건축하는 데 사용됐던 것과 동일한 그리스의 페텔릭 대리석으로 다시 지어졌다.
이 예배당은 2014년 기공식을 처음 가졌으나, 2017년 그리스 정교회 대교구의 공사 대금 납부가 늦어져 공사가 중단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복구 프로젝트는 9·11 테러 20주년에 맞춰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2020년에 공사가 재개됐다. 그러나 건물은 제때 완공되지 못했고, 대신 밤마다 조명으로 교회 외관을 밝혀왔다.
예배당 내부에 도상(기독교 성자들의 성상이나 신성한 사건을 그린 판화) 작업에는 그리스 아토스 산에 있는 크세노폰토스 수도원의 루카스 신부가 참여했다.
도상의 한 편에는 9·11 테러 당시 쌍둥이 빌딩이 불에 탔을 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배들이 이동하는 광경이 그려져 있다. 또 다른 한편에는 부활의 날에 소방관과 경찰관을 포함한 최초대응자들에게 인사하는 그리스도가 묘사되어 있다.
예배당 재건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온 알렉산드르 카를루초스 전 주교 총대리인은 루카스 신부가 전통적인 도상을 그리는 것 외에도 “9·11의 현실을 보여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카를루초스는 “이것은 부활에 대한 현시대의 장면들이 포함된 최초의 성상”이며 “세계 어느 정교회에서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