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마리우폴에서 침례교 목회자와 그의 아내가 납치된 후 3주 동안 실종 상태에 놓여 있다고 뱁티스트 프레스(BP)가 보도했다.
노르웨이의 종교 자유 인권단체인 포럼 18(Forum 18)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마리우폴 북부 칼미우스키 지역에서 러시아 군복을 입은 무장한 복면 남성들이 교회협의회 침례교회 (Council of Churches Baptist) 목사인 레오니드 포노마료프와 그의 아내 타티아나를 자택에서 납치했다.
이웃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약 2시간 30분 동안 포노마료프의 집을 수색했으며, 쿠르차토프 거리에 있던 그의 교회를 봉쇄하고, 종교 서적들을 모조리 압수했다고 포럼 18에 제보했다.
마리우폴에 거주하는 한 침례교인은 포노마료프 목사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끌려갈 때, 이웃들은 신음과 울음소리를 분명히 들었다”면서 “이튿날 교인들은 회신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때나 그 다음 날에도 어떤 대답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은 당초 목사 부부가 “극단주의 활동에 연루되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기소 혐의는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포노마료프 부부의 자녀와 친구 및 동료 목사들은 이들의 납치 이유나 행방을 전혀 알지 못한다.
지난 1일, 이 부부의 자녀들은 부부의 귀환을 위해 금식하며 기도하고 있는 침례교 공동체에 감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포럼 18은 성명을 인용해 “벌써 10일 동안 우리는 그분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며 “마리우폴과 로스토프에서 온 교인들이 마리우폴과 지역 중심지인 [도네츠크]에 있는 모든 기관과 협회를 돌아다녔지만, 어디서도 부모님에 대해 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포럼 18의 정보 공개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내무부의 한 관계자는 이 부부의 친지들에게 “9월 27일 러시아가 장악한 도네츠크와 우크라이나의 다른 3개 러시아 점령지의 병합 주민 투표 후에 석방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주민 투표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도네츠크, 자포리자, 루한스크, 헤르손) 모두에서 압도적 찬성률로 가결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및 국제법은 불법적인 합병으로 규정하고 있고, 미국과 국제사회도 러시아의 투표 조작과 날조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5월 마리우폴을 점령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는 많은 지역 교회들을 봉쇄하고 교회 물품들을 압수했다.
그러나 강제적 주민 투표와 교회 봉쇄에도 불구하고, 마리우폴에서 교회협의회 침례교회 두 곳을 포함한 일부 미등록 교회들은 주일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