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넘어온 불법 이민자 수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미국 관세국경 보호청(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CBP)의 통계에 따르면, 2022 회계연도 첫 11개월(2021년 11월- 2022년 9월)까지 불법 이민자 적발 건수는 215만 639건에 이른다. 지난 6개월마다 20만 명이 국경을 넘은 것을 감안할 때, 이 수치는 올해 말에 250만 명을 넘길 것이라고 예측된다.
반면, 최근 3년간 회계연도의 첫 11개월에 불법 이민자는 2019년 40만 414건, 2020년 92만 4936건, 2021년 154만 2685건이 적발됐다. 2017년에는 30만 건을 조금 상회했으며, 2018년은 39만 6579건으로 지금보다 확연히 적었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경 통과자들의 인구구조 변화”를 불법 이민이 급증한 탓으로 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왜 국경이 (불법 이민자들에) 제압당했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앙아메리카와 멕시코에서 오는 이민자는 더 줄고 있다. 이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답했다. 바이든은 이어 “지금 주시하는 것은 베네수엘라, 쿠바, 니카라과이며, 그들을 다시 이들 국가로 돌려보낼 법정 자격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판 진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도입한 반이민 정책인 ‘멕시코 대기(Remain in Mexico)’ 제도를 폐지한 현 행정부의 결정에 원인을 돌렸다. 이 제도는 미국 국경을 넘어온 망명 신청자들을 망명 심사가 있기 전까지 멕시코로 돌려보냈다.
CBP는 2022 회계연도에 미국 남부 국경을 넘다 사망한 이민자 수가 782명이라고 보고했다. 이달 초 미국 CNN은 최소 748명의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다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사망자 수보다 200명 이상 앞질렀다.
많은 이민자들에게 중앙아메리카를 통과하는 경로는 여전히 위험하다. 특히 인신매매로 인한 대량 사상자가 수차례 보고되었다.
지난 7월, 샌안토니오 남서부 퀸타나 로드 지역에서 발견된 트럭에는 어린이 3명을 포함한 이민자 53명이 폭염에 방치되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의 국적은 멕시코 27명, 온두라스 14명, 과테말라 7명, 엘살바도르 2명으로 밝혀졌으며, 운송에 가담했던 두 명의 멕시코 출신의 용의자가 붙잡혔다.
지난해 뉴욕포스트(NYP)는 늦은 밤 뉴욕 화이트 플레인에 상륙한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 보도하며, 바이든 행정부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피해 이들을 이주시키고 있다고 폭로했다.
11월 중간선거를 두 달여 남겨둔 미국에서 불법 이민은 초미의 관심사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YouGov)와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가 9월 17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1%가 불법 이민을 “매우 심각한” 또는 “다소 심각한” 문제로 보았다. 반면 30%는 불법 이민을 “사소한” 또는 “문제없음”이라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유권자 과반(51%)은 이민 문제가 자신에게 “매우 중요” 하다고 답했으며, 7%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또한 이민 문제에 대한 바이든의 지지율은 33%로, 전체 지지율 53%에 크게 뒤처져 있다. 불법 이민자들을 성역 도시로 이주시키는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 44%, 반대 44%로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정치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eal Clear Politics)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불법 이민과 관련한 바이든의 지지율은 35.2%로 57.4%가 반대 의사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