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학교가 낙태 반대 시위를 벌인 친생명 운동 단체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헤드라인스가 13일 보도했다.
지난 9일 워싱턴 DC 특별 행정구 항소법원은 이 지역에 건설 중이던 낙태 지원 단체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 건물 인근에 위치한 투리버스공립학교(Two Rivers Public Charter School)가 친생명 운동가 3명을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할 것을 하급법원에 명령했다.
이들은 길가에서 총 네 번에 걸쳐, 낙태된 태아가 그려진 피켓을 들고 시위를 진행하며 등교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낙태를 반대하는 내용의 전단을 나눠주었다.
학교 측은 “행정진과 교사들이 등교 일정을 세울 수 없도록 방해하고, 학생 보호 차원의 특별한 노력을 강요, 학교의 핵심 교육 목표 및 등록금에 의존하는 학교의 재정 지원을 방해했다”라며 시위대를 고소했다.
또 반낙태 시위가 학생들에게 의도적인 정서적 고통, 사적 방해 및 이를 조장했다고 주장하자 하급법원은 학교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학생이 아닌 학교가 소송을 제기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또 법원은 1심이 학교의 소송 본안이 옳을 것이라 예상하는 실수를 범했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워싱턴 특별 행정구에서 최고 법원인 항소법원이 만장일치(3 대 0)로 내린 판결이란 점에서 의미가 깊다.
낙태 반대 시위자의 법률 고문을 맡은 보수 기독교 법률단체 ‘리버티 카운슬(Liberty Counsel)’은 법원의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리버티 카운슬 설립자이자 회장인 맷 스태버는 성명에서 “이 표현의 자유를 위한 승리를 얻기까지 몇 년이 걸렸지만, 그 중요성은 세대에 걸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의 승리는 모두의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공립학교 인근에 위치한 낙태 시설에 대해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한 승리는 분명히 공익에 부합한다”며 “학교가 수정헌법 1조를 무효화하려는 시도는 치러야 할 대가가 큰 결정이었다. 겁박이나 소송 전술 따위로 언론의 자유가 무시될 순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