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독교인 7명 중 1명이 박해받아
2018년 2억 1천 명 → 2022년 3억 6천 명
전 세계 국가들의 박해와 차별 정도를 기록한 '월드 와치 리스트'에 따르면, 약 3억 6천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신앙을 이유로 고통받는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작년보다 약 2천만 명 증가한 것으로, 전 세계 기독교인 7명 중 1명 꼴로 박해를 받는다는 의미다.
또 전 세계 박해지수에서 아프가니스탄이 1위를 기록, 20년간 1위를 유지했던 북한을 넘어섰다. 북한 역시 2위를 기록했을 뿐 박해지수는 사상 최고 수치를 기록했으며, 중국은 17위로 나타났다.
한국 오픈도어선교회는 19일 정오 CGNTV 1층 비전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2 세계 기독교 박해보고서(World Watch List, WWL)를 발표했다. 올해로 29년째를 맞는 이 조사 결과는 19일 오후 1시 전 세계 동시에 공개됐다.
기자회견에서는 김경복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사무총장이 '2022 WWL 결과 보고와 동향'을, 함태경 CGNTV 경영본부장이 'During Corona 시대, 변화하는 세계 환경 속의 WWL과 디지털 미디어 선교'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탈레반, 이슬람 극단주의 고무시키고 지하디스트에 활력
나이지리아서 4,650명 피살... 전 세계 희생자 79% 차지
29년 전 첫 번째 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래, 이번에 역대 최고 수준의 박해지수를 기록했다. 박해받는 기독교인 수가 2018년 2억 1천여 명에서 4년 만에 무려 1억 5천만 명 늘어났다. 신앙을 이유로 살해된 기독교인은 작년 4,761명에서 5,898명으로, 물리적 공격을 받은 교회 수도 4,488건에서 5,110명으로 늘었다. 구금되거나 체포된 수는 6,175명으로 44%가 증가했다.
박해지수 98점으로 올해 처음 1위에 오른 아프가니스탄은, 2021년 8월 수도 카불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의해 함락되면서 현지에 있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난민이 되거나 죽음의 현실에 직면했다.
전 세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들을 고무시킨 탈레반의 집권으로 아프간은 기독교인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가 됐으며, 탈레반 정부는 기독교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추적하고 있고 기독교인으로 드러나면 대부분 사형에 처하고 있다. 주변국 난민 캠프로 피신하더라도, 그들이 모두 기독교에 적대적인 국가들로 알려져 위기는 더 커질 것이라고 오픈도어는 전망했다.
▲전 세계 박해지수에서 아프가니스탄이 1위를 차지했다. 북한 역시 2위를 기록했을 뿐 박해지수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정부 장악은 정체됐던 지하디스트(Jihadist) 조직의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지하디스트 세력 확장에 따른 '나이지리아의 탈레반화'로 인해 총 4,650명의 기독교인이 나이지리아에서 죽임당했다. 이는 전 세계 희생자의 약 79%에 해당된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지하디스트 폭력과 불안정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보코하람, 풀라니 등 무장세력에 의해 학교, 교회, 공동체 지도자들이 납치, 살인당했다.
오픈도어는 지하디즘의 확산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기독교 인구는 거의 사라졌으며, 수십만 명의 기독교인들은 극단주의 이슬람의 폭력(사헬지역 주변국), 강제 징집(에리트리아, 6위), 정부 탄압(이란, 9위), 내전(수단, 13위), 신앙으로 인한 가족의 박해를 피해 난민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2위지만 박해지수는 사상 최고치
중국, 정부 승인 모든 종교시설에 CCTV
북한은 2위로 떨어졌지만, 박해지수는 96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로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인해 체포되는 기독교인과 폐쇄되는 교회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체포된다는 것은 겨우 몇몇 사람만이 살아남는 북한 정권의 잔인한 '재교육수용소(노동수용소)' 중 한 곳에 수감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픈도어가 주목한 것은 '중앙 집중 종교 통제 모델'로 다양성이 소멸되고 있는 중국(17위)이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전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중국민족주의, 즉 시민의 절대적 복종을 요구하는 중앙정부 권위와 강제력이 커지고 있으며, 행동과 신념에 이르기까지 삶의 거의 모든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들을 고무시킨 탈레반의 집권으로, 아프간은 기독교인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가 됐다. |
특히 2021년 5월 새롭게 제정된 법안은 중국 종교지도자들에게 "조국을 사랑하고 공산당 지도자와 사회주의 시스템을 지지할 것"을 요구했다. 종교지도자들이 '민족적 단합'을 훼손하거나 국가를 분열시켜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엄격 대응을 이유로 공식적 삼자교회에도 재운영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으며, 허난성과 장시성 지역 보고에 의하면, 지역 정부가 승인한 모든 종교적 시설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고 전했다.
10위를 기록한 인도는 민족주의 '힌두트바(Hindutva)'의 이념에 깊이 빠져들고 있으며, 기독교인들과 타 소수종교를 향한 폭력의 흐름이 인도 전역을 넘어 정치 지도자들에 의해 조장되고 있고, 주류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왜곡 선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외에 박해지수가 급증한 국가로는 올해 월드컵이 개최되는 카타르(29위→18위)와 인도네시아(47위→28위), 미얀마(18위→12위), 부탄(43위→34위) 등이 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폭력지수가 높았던 이라크(11위→14위), 시리아(12위→15위), 이집트(16위→20위), 터키(25위→45위)에서의 핍박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