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일부 신앙 기반 사회 단체들이 연합하여 교회가 기독교 민족주의에 반대하도록 돕는 교육 과정을 발표했다.
‘기독교 민족주의에 반대하는 기독교인들(CACN)’과 ‘투표공동선(Vote Common Good)’ 그리고 ‘침례교자유공동위원회(Baptist Joint Committee for Religious Liberty)’는 지난 주, 교파 내에서 기독교 민족주의로부터 목회자들을 지키기 위한 수업 과정을 개설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이 강좌는 기독교 민족주의를 “기독교 신앙과 미국의 입헌민주주의를 전부 왜곡하고, 기독교와 미국의 정체성을 융합하려는 사고의 틀”이라고 정의했다.
침례교자유공동위원회의 아만다 타일러 사무총장은 크리스천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1월에 “포위 아래 민주주의와 신앙: 기독교 민족주의에 대한 응답”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웨비나를 계기로 강좌가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타일러는 “CACN은 목회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로부터 기독교 민족주의를 더 잘 이해하고 대응하기 위해 교인들과 함께 사용할만한 자료에 대해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독교 민족주의가 “기독교의 핵심 교리, 즉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라는 교리와 상충되며, 현재 미국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면서 “하나님보다 정치 권력에 대한 충성을 요구함에 따라 우상숭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일러는 교육 과정과 관련, “기독교 민족주의 이념과 구분하기 위해 성경 구절과 핵심 기독교 신학에 의지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교회들이 기독교 민족주의가 무엇이며, 인종주의가 기독교 민족주의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는 방법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웨비나에 참여한 패널에는 흑인 최초의 미국 성공회 감독인 마이클 커리 주교를 비롯해, 미국 복음주의 루터교 회장인 엘리자베스 이튼 주교, 인디애나-퍼듀대 인디아나폴리스(IUPUI) 사회학과의 앤드류 화이트헤드 부교수 등이 있다.
이들 단체들은 수십 명의 복음주의 목회자들이 이미 교인들을 위해 해당 교육과정을 사용하는 데 동의했고, 특히 공동투표선은 교육 수강자의 수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공동투표선은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기독교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도록 독려하는 집회를 연 진보 복음주의 단체로 알려져 있다.
이 단체의 전무인 더그 패짓 목사는 CP에 보낸 성명에서 “공동투표선은 교육 팜플렛, 기독교 학교 봉사 등을 통해 복음주의 목회자들에게 교육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다수의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기독교 민족주의는 비판하면서도, 이 용어가 보수 기독교인들을 비난하는 데 사용되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 1월, 존 스톤스트리트와 티모시 패짓은 CP에 기고한 칼럼에서, 기독교 민족주의가 “이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보다 더 보수적인 정책 또는 사람을 묵살시키는 공포의 꼬리표”로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영국 매체 ‘가디언’이 생명보호 법안은 본질적으로 “기독교 민족주의자”라고 말한 전문가의 발언을 보도한 사례를 들며 “우리는 가까운 장래에, 막연히 전통적이거나 도덕적인 모든 것, 최신 문화 유행보다 더 높은 것에 대한 호소력 있는 모든 것이 이 꼬리표(기독교 민족주의)로 인해 더럽혀질 것이라 보장한다”면서 “어리석고 위험스럽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그들은 “설사 그렇더라도, 기독교인들은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나쁜 말을 한다고 해서 공공 광장(Public square)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미국 트리니티 신학교의 오웬 스트레첸 교수는 이달 초 CP칼럼을 통해 “극단주의 백인과 근본주의자들로 구성된 호전적인 인종주의 단체가 미국을 되찾기 위해 성문 너머에서 기다린다”는 세간의 비평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스트레첸 교수는 “보수 정치인들을 지지한다고 해서 백인 기독교 민족주의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자국이 번창하기를 바라는 기독교인들은 공화당이나 보수 성향의 후보자에게 투표한다는 식의 용어로 계속 꼬리표가 붙여져 왔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내가 아는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은 열렬한 친생명, 종교의 자유, 큰정부 반대, 자유주의시장을 지지했기 때문에, 과거에 그러한 후보들을 지지했다. 그들은 유색 인종의 삶을 망치는, 어떤 사악한 비전도 갖고 있지 않다. 또한 그들은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맹렬한 신정체제를 강요하려 하지 않는다”며 “대신 그들은 모든 부류의 사람들이 자유롭고 번영하며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