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세례식 도중 영아가 사망하면서 논란이 됐던 루마니아정교회가 아이들을 물에 완전히 담갔다 꺼내는 오랜 관행을 바꾸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최근 보도했다.
자유유럽방송(Radio Free Europe)에 따르면, 교단의 의사결정기구인 최고교회회의(홀리시노드)는 "세례 의식은 계속될 것이며, 성직자들이 이 의식을 행할 때 더욱 조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65,000명이 서명한 온라인 탄원서에는 "우리는 세례를 없애는 것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이를 수정하여 불필요하고 터무니없는 위험에서 아기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탄원서는 북부 수세아바의 한 교회에서 생후 6주 된 아기가 세례를 받다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교사인 블라디미르 무리트루가 2월 1일 시작했다.
현재 매체에 따르면, 알렉산드루 마자라체 신부는 아기를 3번 물에 완전히 담갔다고 한다. 아기는 처음에 울고 나서 가만히 있다가 입술이 파랗게 질린 후 병원으로 옮겨졌고, 몇 시간 후 사망했다. 이후 마자라체 신부는 비자발적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마자라체 신부의 변호를 맡고 있는 마르셀 발라치 변호사는 "교회 의례에 따라 의식을 진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마니아의 행정감찰관은 교회에 세례를 받는 아이의 연령 기준을 높이는 등 건강과 안전 대책을 제안했다.
앞서 바실레 바네스쿠 정교회 대변인 역시 교회가 아이를 완전히 물에 담그는 대신 성수를 뿌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베네스쿠 대변인은 아테나3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조사되어야 할 비극적 사건이다. 아이가 코, 입, 귀를 가리지 않은 채 물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상상하지 말라. 노련한 성직자들이 늘 사용하는 기술이 있다. 이것이 세례식을 정성껏 치르는 방법"이라고 했다.
루마니아 남동부에 위치한 토미스의 테오도시 페트레스쿠 대주교는 아기들에게 물을 뿌려 달라는 요구를 거절했다. 그는 세례 기간 3번 아이를 물에 빠뜨리는 전통은 2천 년 동안 이어져 왔으며,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트레스쿠 대주교는 "의식은 바뀔 수 없다. 이 신앙의식은 앞으로 1천 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변하지 않는 이유다. 우리는 약해지지 않았다. 아기들을 확실히 찬물에 담가야 하는데, 이는 아기들의 영성을 더욱 날카롭게 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적합하다"고 했다.
한편 현재 루마니아인의 80% 이상이 정교회 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