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중의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 (마태복음 18:19-20)"

내 믿음의 여정은 세워진 지 십년쯤 된 서울의 한 작은 교회에서 시작되었다. 장년 성도수가 2백 명이나 되는 교회였지만 언제나 일꾼은 부족했다. 중고등부에서는 큰 형 노릇을, 신설된 청년부에서는 창설 멤버역할을 해야 했다.

필요한 것은 스스로 만들었고, 외부의 도움은 많지 않았다. 조언을 구할 선배도 드물었고, 어느 구석을 돌아보더라도 청년 교사들이 당연히 감당해야 할 것만 같은 일들이 쌓여 있었다. 크지 않은 교회를 오래 섬기는 동안 다疋?있었고, 일에 치여 탈진하기도 했다. 선교단체에서 훈련을 받으며 수만 명이 모이는 큰 집회를 준비하고 소그룹에서 제자로 훈련받으면서 교회의 본질이 그 수의 많음에 있지 않음을 깨닫지 못했더라면 일찌감치 수천 명이 모이는 교회로 옮겨 더 편한 청년시절을 보내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 크지 않은 교회에서, 언제나 조금씩 모자랐던 환경 속에서 크게 성장했다. 맨 처음으로 기타를 배워 찬양 인도자가 되어 젊은이들과 밤을 지새며 찬양한 일, 내보일 것이라고는 어설픈 열심 뿐이었지만 전도사님들에게 든든한 일꾼으로 귀염을 받고 세심히 지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소형교회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특권이었다.

자기 부서는 물론 교회 전체의 문제를 바라보며 기도하는 안목을 일찌감치 배웠고, 인내심으로 한 사람이 변하는 것을 끝까지 지켜보는 법을 경험했다. 서로의 집안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던 교회 어른들은, 형제의 장점은 물론 고약한 단점까지도 껴안고 사랑해 나가는 법을 몸으로 보여주었다. 어린아이의 아픔과 노인의 고통을 품고 온 교회가 함께 울었으며, 작은 자의 작은 기쁨을 큰 자의 큰 경사 헤아리듯 기뻐해주었다. 작은 그 교회가 아니었다면 어디서 그런 온 몸을 뒤흔드는 기쁨들을 누릴 수 있었으랴.

게리 매킨토시 교수는 미국 교회의 80%가 2백 명 이하의 소형 교회라고 밝힌다. 내가 주님의 마음을 배우고, 임재를 경험한 곳도 팔 할이 작은 교회였다. 질 좋은 교육을 바라며 대형교회를 찾는 이에게 적은 무리 중에 계신 주님을 만나는 교실은 먼데 있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