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인도주의 지원단체 ‘월드비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최소 1억 1천만 명의 어린이들이 굶주리고 있고 800만 명의 아이들이 미성년 노동에 동원되거나 구걸하는 생활에 허덕이고 있다.
크리스천포스트는 월드비전이 라틴아메리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아시아 24개국을 대상으로 한 ‘COVID-19 여파’에 관한 보고서를 인용,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어린이 기아, 폭력, 빈곤이 놀랄만한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월드비전 보고서는 "COVID-19는 이미 부모나 보호자들이 자녀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능력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히며 “전 세계 20억 명의 아이들 중 모든 둘째 아이들(즉, 10억 명)이 빈곤에 허덕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9개국 1만40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분의 1이 이미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이후에 일자리나 소득을 잃은 것으로 조사했다.
보고서는 “이들 가정의 60%는 주요 소득원으로 임시 고용직(일용직)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조사 대상 가족 중 4분의 1은 어떤 식량도 비축하지 못했고, 3분의 1은 일주일치 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에서는 실직으로 인해 소득이 없는 가구의 28%가 아이를 노동 현장에 내보내고 있고, 방글라데시에서는 아이들 중 34%가 구걸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인도의 도시 빈민가에서는 여행 제한과 가족의 소득 감소로 인해 가정 폭력이 급증했다는 응답이 40%에 달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응답자 중 59%가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남미에서는 특히 난민들이 소득 손실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으며 아이들의 3분의 1이 굶주린 채 잠에 든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칠레에서는 응답자의 82%가 식량 확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조사됐으며 베네수엘라에서는 70%가 식량에 접근조차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특히 5세 미만 아동은 영양실조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조사한 아동의 28%가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으며 7%는 이미 집으로부터 버림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유엔(UN)의 예측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6천 6백만 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극빈(extreme poverty)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는 전 세계 빈곤층 아이들의 수가 작년에 집계된 3억 8천 8백만 명에서 4억 5천 4백만 명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 잡지인 ‘더 랭셋(The Lancet)’은 가장 심각한 시나리오로는, 지금처럼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면 6개월간 115만 명의 어린이가 추가로 사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식량 원조를 필요로 하는 전 세계 인구가 2억6500만 명으로 약 2배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드비전은 지난 5월, 목회자들이 주축이 되어 전 세계 7200만여 명을 돕는 3억5000만 달러 규모의 캠페인을 시작했다.
에드거 산도발(Edgar Sandoval) 개발기구 회장은 CP와의 지난 인터뷰에서 “70년 역사상 가장 큰 세계적 대응”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 3600만 명을 포함해 총 7200만 명을 돕는 것이 목표”라며 “그러기 위해 3억 5천만 달러를 모아야 한다.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도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두가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목회자들과 기독교 지도자들은 신뢰받는 위치에서 (이 일을) 감당할 수 있기에, COVID-19를 저지하는 데 실질적인 힘과 동력이 될 줄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