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시장은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앨범에서 카세트테이프로 거기서 CD로, 디지털 스트리밍으로 최근에는 유튜브로 음원이 이동하는 추세다. 디지털 스트리밍으로 이동하는 과도기를 겪으면서 무료 음원들이 공유되는 가운데 그 짐을 찬양사역자들이 고스란히 지게 되었다고 많은 사역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2000년대에 앨범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활동했던 한 사역자는 그때 당시에만 해도 앨범 제작을 해서 CD를 내면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고 다음 찬양을 만들 수 있는 예산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음원이 사랑을 받아도 사역자들에게 돌아오는 수익이 미미해서 다시 앨범을 만들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게 다 디지털 스트리밍이 가져온 결과라고 한다. 게다가 최근 유튜브 AI(Artificial Intelligent, 인공지능) 등 저작권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회에서 불려지는 찬양과 사용되는 악보 등에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많은 음반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성도들이 CD를 구매해서 들었던 것처럼 이제는 교회들이 예배에서 사용하는 곡들에 대한 저작권료를 낼 때 찬양사역자들이 더 풍성하고 다양한 곡을 낼 수 있고 해외 유명 워십단체와 같은 단체들이 나올 수 있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교회 예배 저작권을 통합해서 한 번에 해결하려고 모색하고 있는 한국교회저작권협회(KCCA, 사무총장 푸른나무교회 곽수광 목사) 사무국장 조병범 목사를 만나 교회와 저작권과의 관계에 대해 알아봤다.
다음은 조 목사와의 일문일답.
- 협회에 대해 소개해 달라.
“우리 한국교회저작권협회는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교회 여러모로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설립됐다. 설립은 2011년도에 설립됐으나 4년 전 사무국이 전면 교체되고 사무총장으로 새롭게 곽수광 목사님이 맡게 됐다.
지금 크게 보면 찬송가를 비롯해서 저작권 관리단체가 너무 많다. 그래서, 교회가 저작권료를 내려고 해도 너무 복잡하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주기 위한 일을 KCCA가 하고 있다. 저희들이 저작권료를 납부하려고 업무협약을 맺은 곳이 CCLI이고, 찬송가 공회와 KOMCA(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하 콤카)와도 협의해 오고 있다.
광수미디어, CCMSKY, KCMC, CAIOS 이런 단체가 CCLI라는 단체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그 곡들도 모두 포함하게 된다. 개교회들이 가입하려면 찬송가공회 따로 콤카 따로 CCLI 따로 계약을 해야 하는데 우리 협회에 가입을 하게 되면 한 번에 해결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 KCCA 협회에 가입하게 되면 교회에서 사용하는 모든 곡이 법적인 문제 없이 쓸 수 있게 되나?
“교회에서 홍보영상을 만들 때 BG로 음악을 쓰면 2차 저작물이라서 그것은 저희를 통해서 해결이 안 되고 CCLI와 계약을 맺어도 안 된다. 저작권 관리 단체인 카이오스, KCMC 등에 개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런 부분을 다 가지고 들어오면 회비 규모가 너무 높아져서 그거는 필요한 교회들이 개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교회 예배 안에 있는 찬양의 저작권을 해결해주고 있다. CCLI랑 다르게 저희는 이용자 단체고 CCLI는 신탁을 받은 관리단체이다.”
- 그동안 교회들은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 찬양예배를 드려왔다. 이제는 왜 내야 하나?
“미국은 100% 모든 교회들이 CCLI에 가입해 회비를 내고 곡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게 회비를 내는 나라의 찬양문화가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렇다고 저희가 갑작스럽게 사용료를 내라고 강권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권유하고 있는 정도다. CCLI도 한국에 들어온 지 10년 가까이 됐는데 이 단체들도 교회가 자발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소송으로 문제를 제기한다거나 법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아직 하지 않고 있다. 한국교회가 사실 규모도 크고 재정도 큰데 당연한 일들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찬양사역자들이 고난에 처하고 풍성한 찬양앨범이 나오지 않고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저작권 인식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 교회가 협회에 유료가입을 하게 되면 어떤 점이 좋나?
“미국이나 호주나 영국이나 저작권법을 잘 지키는 곳은 문화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선순환구조로 사용한 대가를 지불하면 그것을 받은 창작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곡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한국은 아직 그런 상황이 아니다. 음반으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것이 저조하다. 음반을 사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음원을 애플이나 멜론에서 듣는 사람도 줄고 있고 보통 유튜브로 무료듣기가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사역자가 음반 판매나 교회 사역을 통해서 삶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교회와 사용자가 저작권료를 지급한다는 개념도 있지만 투자한다는 개념으로 저작권료를 지급하면 생산자가 더 수준이 높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선순환구조가 되어야 교회 문화도 더 건강하고 풍요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좋은 팀들에게 재정적인 후원이 들어온다면 힐송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보다도 더 좋은 곡들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저희 협회에 회원으로 가입하게 되면 100% 모든 곡들을 사용할 수 있게 하려고 준비중이다. 개교회별로 각자 예배 찬양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CCLI를 직접 통해서 계약하시면 80% 정도의 곡을 사용할 수 있다. 단, 비영리 집회인 수련회를 하거나 새가족초청잔치 같은 것을 하게 되면 그곳에서 불리는 모든 찬양들을 협회에서 커버할 수 있지만, 유료 집회에서 불리는 찬양에 대해서는 별도로 저작권 계약을 해야 한다.”
- 교회 입장은 어떤가?
“교회는 저작권에 대한 내용을 잘 몰라서 해야 되는지 안 해야 되는지 잘 모르시는 상황이다. 해오던 일이 아니라 안 하던 일, 안 내던 지출이 생기기 때문에 낯설고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저작권료라는 게 당연한 지출인데 그동안 안 한 것뿐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교회를 위해서도 또 창작자를 위해서라도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서 장기적으로 다음 세대들이 더 좋은 찬양과 더 좋은 예배 문화 안에 있을 수 있도록 투자한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어떤 면에서는 세상보다 교회가 더 책임감을 가지고 건강하고 정직하게 행동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재산이라 그냥 사용해도 될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법을 어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공정하고 바르게 저작권을 사용하신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찬양 사역을 하면 이미 그것은 사역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모든 찬양이나 모든 것은 하나님이 감동으로 된 것인데 거기에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긴 하다. 미국에서 이런 문제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졌다. 저작권자도 권리가 있는 것이 맞다는 판결이 있었다.
우리도 이걸 통해서 수익을 만들어내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건강한 교회 문화를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교회에 출석하는 인원의 평균 회원 수로 연회비가 정해진다. 가입만 되면 예배 때 악보를 복사하고 피피티에 가사를 띄우고 스트리밍이 되는 것이 다 포함이 된다.
한국교회가 이 문제를 함께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형교회들이 큰 우선을 만들어서 미자립교회들이 그 안에서 법을 지키며 예배드릴 수 있도록 1명에서 30명 미만의 미자립교회는 회비를 받지 않고 저희가 대신 대납해준다. 저희 협회의 가장 큰 특징은 개교회가 아닌 공교회라는 생각으로 대형교회가 좀 더 지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이나 전 세계에 이런 사례들이 없는 것으로 안다.”
- 요즘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예배를 많이 드리고 있는데, 협회에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예를 들어 유튜브로 예배를 드리시면 유튜브 AI들이 노래 정보를 찾아서 홈페이지에 정보를 기록한다. 저작권자에게도 어느 교회에서 당신 찬양을 부르고 있다고 정보를 보내주게 된다. 그 내용을 저작권자가 보고 저희 협회에 가입되어 있지 않고 라이센스 번호가 기록되어 있지 않으면 법적인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저작권자가 거부하면 그 곡이 막히게 된다. 교회에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냐고 연락이 오고 있다.”
- 협회에 회원가입을 하면 무엇을 해야 하나?
“라이선스를 받게 되면 두 가지 의무사항이 있다. 하나는 예배드릴 때 영상에 사용한 곡 정보를 올려줘야 하고, 두 번째는 사용 보고이다. 해당 주에 무슨 찬양을 불렀는지 알려주시면 저희가 데이터를 수집해서 해당 달에 무슨 노래를 몇 번 불렸는지 카운트해서 그 노래에 해당하는 저작권자에게 돈을 보내게 된다.”
- 모든 곡을 다 커버하는 것인가?
“CCLI는 예배음악에 한해서 힐송, 벧엘뮤직 등 해외 음원과 국내 마커스, 어노인팅 등 거의 모든 저작권자들과 위탁으로 계약을 맺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CCLI가 가진 곡을 다 사용할 수 있고 향후 찬송가와 콤카와 계약이 되면 거의 모든 곡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저작권자가 불분명하든지 작자 미상인 곡들은 제외다.”
- 더 하고 싶은 얘기 있다면?
“기독교 문화시장이 매우 협소해졌다. 음반 판매도 안 되고 공연도 없어지고 있다. 찬양사역자들이 무대를 만들거나 음원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교회가 많이 도와줘야 한다. 많은 교회 회원들이 저희 협회에 가입을 해주시면 저희가 힘을 내서 음악뿐만 아니라 폰트나 소프트웨어까지 도움이 되려고 한다. 이런 것들은 상업 회사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교회에 좋은 조건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저희 협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리고, 저희는 규모가 커지더라도 교회를 돕고 사역자들을 돕는 방식 안에서 만들어가는 겸손한 단체가 되려고 한다. 또 한국교회 예배문화가 더 풍성해지고 복음이 더 잘 전달되고 선교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 저희 협회의 목적이니 함께 응원해 주시고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