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가는 가정, 그 중심에 있는 아버지를 세우기 위한 아버지 학교가 14일부터 시애틀 한인회관에서 시작되고 있다.

이번 아버지 학교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아버지들을 위한 '열린 아버지학교'로 미주 본토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것이다. 시애틀 1기 아버지학교에는 한인 2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기존의 아버지학교와는 달리 기독교적 색채가 배제돼 있는 열린아버지학교는 찬양이나 '하나님 안에서 바로 서야 진정한 아버지가 된다'는 직접적인 메세지는 전달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가정의 중심은 아버지이기 때문에 가장으로서 아버지가 다시 서야 한다'는 메세지는 변함없이 선포되고 있다.

특히 이번 아버지학교에는 가시고기나 알을 품고 있는 펭귄 등 부성애를 느낄 수 있는 영상물이 많이 상영됐다. 가정을 위한 아버지의 희생을 그린 동영상물은 참가한 아버지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한 몫을 했다.

아버지학교는 교회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아버지의 회복을 통한 가정의 회복, 나아가서는 사회가 변화되리라는 꿈을 갖고 운영되는 아버지학교는 그 어디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아버지의 역할'을 교육시킨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주 지역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열린아버지학교는 교회가 커뮤니티를 섬긴다는 의의를 갖고 있기도 하다.

아버지학교 스텝으로 섬기고 있는 김범기 형제는 "한인회에서 먼저 아버지학교를 제의해서 이런 좋은 기회가 만들어졌다"며 "한인회와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형제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열린아버지학교가 한인사회를 돕는 시작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기현 시애틀 한인회 회장은 이번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 참석하지 않은 분들은 손해본 것"이라는 그는 "대부분 '좋은 아버지가 되자'는 말을 잔소리라고 생각하고 참여했다"라며 "하지만 아버지학교가 진행되면서 '내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한국 부모들이 자녀에게 명령조로 이야기하지만 이제는 그들과 '대화'해야 할 때"라며 "가정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몇 차례 더 개최해 경험을 쌓아 열린아버지학교를 잘 진행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열린아버지학교는 세 차례의 강좌가 진행됐으며 16일 저녁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