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 사망한 아내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4.5마일(약 7.2km)에 달하는 해바라기길을 만든 남편이 있다.
85번 프리웨이(고속도로)를 타고 위스콘신주 오클레어(Eau Claire)를 지나다가 보면 길가에 심겨진 거대한 노란 해바라기 물결을 보게 된다.
4.5마일에 달하는 이 해바라기길을 만든 이는 돈 자퀴시(Don Jaquish)라는 남성.
해바라기는 얼마 전에 소천한 그의 아내 바베트(Babbette)가 가장 좋아했던 꽃이었다.
골수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으로 오랜 세월 투병해온 아내는 지난 해 11월 66세의 나이를 일기로 생을 마쳤다.
아내가 처음으로 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된 것은 지난 2006년. 암투병을 시작하면서 희망의 표시로 집 주변에 해바라기를 심었다.
돈이 본격적으로 해바라기를 심기 시작한 것은 아내가 사망한 이후부터.
그리고 해바라기를 계속해서 심으면서, 해바라기 들판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딸인 제니퍼 화이트(Jennifer White)도 아버지와 함께 해바라기 심기에 나섰고, 아버지와 딸은 '바베트의 희망의 씨앗(Babbette's Seeds of Hope)'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해바라기를 판매해 암 환자와 가족들을 돕기 위한 것으로, 모아진 돈은 가족들은 물론 병원, 연구소, 그리고 환자들을 위한 단체에 보내진다.
바베트는 원래 투병 기간 동안 이 회사를 만드는 계획을 세웠었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까지도 만들었다. 하지만 암이 계속 진행되면서, 병 치료에만 전념해야 했다.
긴 투병 기간 끝에 바베트가 하늘나라로 떠난 뒤, 40년이 넘게 농부로 일해온 남편 돈은 아내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나섰다.
그는 딸을 찾아가 바베트를 기념할만한 가장 좋은 길을 안다면서 해바라기 회사를 만들고 해바라기를 심자고 말했다.
그리고 이후 4년 동안 돈은 해바라기를 심었고, 이웃의 농장 일부에도 해바라기를 심었다.
이웃들은 돈의 뜻에 동참해 싼 값에 밭을 임대해줬고, 그 결과 길이 약 7.2km, 넓이 약 1.62㎢에 달하는 거대한 해바라기 밭이 만들어지게 됐다.
돈은 "마을 사람들은 모두 아내를 사랑했다. 아내를 만난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사랑했다"며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해 함께 살았던 나는 축복 받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부터 위스콘신주의 시골길인 85번길을 따라 본격적으로 조성된 해바라기 밭에는 최근 해바라기 꽃이 만발해 장관을 이루고 있고, 다수의 언론들에 보도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딸 제니퍼는 크리스천포스트에 "암치료 비용, 약값, 계속된 여행, 임상시험, 지독한 테스트 ... 암 진단 이후 극도의 심적 고통 속에 살아야 했다"면서 "이런 가운데 해바라기를 심고 판매해 암환자 가족들과 연구소 등에 후원하는 것은 엄마의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제니퍼는 엄마가 처음으로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충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제니퍼는 "초기 치료가 잘 되지 않았고, 의사는 짧으면 2주, 길어야 2개월 밖에 더 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하지만 엄마는 삶을 원했고, 싸우기 원했고, 하나님과 기도의 능력을 신뢰했고, 친구들과 가족들의 사랑 속에 9년을 더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엄마는 투병 기간 동안 자신이 살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기도 덕분이라고 말했었다"고 덧붙였다.
회사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해바라기 모종에는 앞에 바베트의 사진을 넣었다.
남편 돈은 USA투데이에 "아내는 평범한 사람이었고, 자신의 사진을 넣는 것을 원했을지 잘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아내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아내는 자신이 그녀의 마음과 외모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은 암투병을 하고 있는 가족들이 결코 포기하지 않도록 희망을 주는 일들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
돈은 "해바라기 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놀라웠다"며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서 이메일이 날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암 치료법을 발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그래서 다른 가족들이 우리가 겪은 일을 겪지 않게 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제니퍼는 "희망을 버리지 말라. 기도할 수 있다면 희망이 있다"면서 "또 새로운 암 치료법도 나오고 있다. 희망을 가져라"고 암투병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