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2차 전도여행을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로
디도의 일기
진 에드워드 | 생명의말씀사 | 358쪽
스테디셀러 <세 왕 이야기>, <신의 열애> 등으로 유명한 진 에드워드 목사(Gene Edwards)가 성경 속 '바울의 2차 전도여행'을 소재로 쓴 소설이다. 진 에드워드는 사도행전과 로마서, 갈라디아서 등 성경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작품은 안디옥에서 출발해 루스드라와 드로아를 지나 빌립보와 데살로니가, 베뢰아와 아테네, 고린도를 거치는 바울의 제2차 전도여행을 그의 제자 '디도'가 기록하는 형식을 띤다. 주로 빌립보와 고린도에서 바울의 행적들을 그리고 있다.
수식어 없는 문장들과 대화로 구성된 특유의 문장들은 긴박감을 더해 준다. 성경 속 짧은 기록을 토대로 상상력을 가미시켰으며,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겠다'던 유대인들과의 추격전과 함께 여행기로 생생하게 재탄생시켰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변화시킨 복음을 들고,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땅을 밟아 나가는 초대교회 사도들의 땀과 눈물을 잘 담아냈다. 책에서 디도는 '바울의 두 번째 여정' 기록하는 일을 수락하면서, 대신 디모데를 향해 '세 번째 전도 여행기'를 부탁한다. '에필로그'에서 디모데는 그 부탁에 따라 3년간의 에베소 사역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써 나가겠다고 공언했으니, 기대해도 좋겠다.
◈자살하려는 백인 교수, 그를 구하려는 흑인 목사
선셋 리미티드
코맥 매카시 | 문학동네 | 144쪽
<핏빛 자오선>과 <로드> 등을 쓴 美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코믹 맥카시(Cormac McCarthy)가 두 사람의 대화 형식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흑인 목사와 백인 교수, 이 두 사람의 대화만 등장한다. 벼랑 끝 두 사람의 대화에서는 삶과 죽음, 빛과 어둠, 행복과 고통 등이 교차한다.
자신이 믿었던 가치 있는 것들에 대한 실망 때문에, 백인 교수는 자신의 생일에 자살을 시도한다. 그가 뛰어든 열차는 '선셋 리미티드'. 뉴욕을 지나는 급행 통근열차다. 교수를 구한 흑인 목사는 '실없는, 또는 말꼬리 잡는' 계속된 대화를 통해 삶을 포기하려는 교수를 설득하려 한다. "예수가 말한 건 그게 아니지. 예수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거라고 했어. 생명. 그걸 오늘 얻는다는 거야(77쪽)."
하지만 교수는 절규한다. "나한테 죽음에 대비하게 해 주는 종교를 보여줘 봐요. 허무에 대비하게 해 주는 종교를요. 그럼 그 교회에는 내가 나갈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댁의 교회는 더 많은 삶에만 대비하게 합니다. 꿈과 환상과 거짓에만. 사람들 마음에서 죽음의 공포를 몰아내주기만 한다면 사람들은 하루도 더 살지 않을 겁니다(133쪽)."
◈심리 치료사, 자신을 '신'이라 부르는 남자를 만나다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한스 라트 | 열린책들 | 320쪽
독일 베스트셀러 작가가 '신은 존재하는가?',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등 묵직한 주제를 가볍고 빠르게, 그리고 익살스럽게 풀어냈다. 제목은 창세기 1장의 6일간 천지창조에서 '하나님이 이르시되 ~하라'고 반복하는 말씀의 풍자적 변형이라고 한다.
한 포털사이트 '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에 선정돼 일부 사전 연재되면서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작품으로, 이혼 후 파산 위기까지 맞은 심리 치료사 야코비 박사가 병원에서 자신을 '신(神)'이라 부르는 남자 아벨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은 아닌 것 같지만 단순한 정신이상자라고도 보기 힘든 아벨에게 야코비는 흥미를 갖게 된다.
역자는 "저자는 시나리오 작가로 먼저 글을 쓰기 시작해 경쾌한 문체와 빠른 호흡, 재치 넘치는 입담이 돋보이는데, 그 역량이 소설로도 이어져 많은 열성팬을 거느리고 있다"며 "이렇게 익살맞고 능청스러운 신이 있다면 이 고달픈 삶도 외롭지는 않을 것 같다는 발칙한 상상에 빠져 본다"고 했다.
이 출판사에서는 올해 여덟 살 아이의 시선으로 어른들의 세계를 바라본 <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와 천국을 회사 체제로 설정해 웃음을 선사하는 <천국 주식회사>도 나왔다.
◈증오 키우던 소년에게 찾아오신 예수님의 가르침
청동 활
엘리자베스 조지 스피어 | 문학과지성사 | 419쪽
저자는 미국도서관협회에서 가장 뛰어난 아동문학서에 주는 뉴베리상을 두 차례 받았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역사 소설 작가로 유명하다. 로마의 폭정 아래 있던 이스라엘을 배경으로, 한 소년의 성장과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역사적 배경과 지식, 생동감 넘치는 묘사, 사실적인 인물들을 더해 2천 년 전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다니엘은 조국 이스라엘의 해방을 위해 로마 군대를 쫓아내기로 결심한다. 거기에는 죄 없는 아빠의 십자가형과 그 충격으로 죽음에 이른 엄마에 대한 복수심도 들어 있다. 충격으로 마음에 병을 얻은 여동생과 연로한 할머니를 남겨 둔 채, 조직에 가담하기 위해 과감하게 집을 떠났다.
제목인 '청동 활'은 주인공 다니엘이 발견한 시편 18편 34절(놋 활) 구절에서 따 왔다. 그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으로 자신들을 구속에서 해방시킬 강력한 지도자를 기다리고 있지만, 용서와 사랑을 말하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접하면서 그 신념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문지아이들 시리즈 134번째 권으로, 초등학교 5-6학년부터 읽기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