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교협은 최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뉴욕협의회(이하 뉴욕평통)가 요청한 3월2일 주일예배를 3.1절 기념주일예배로 지키면서 통일염원을 위한 기도를 해달라는 내용을 뉴욕지역 교회들에 협조공문을 통해 전달하면서 삼일절의 중요성을 알렸다.
민주평통은 교회들을 향한 당부와 관련, “올해 삼일절을 맞아 통일염원의 날과 통일 학교의 강연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뉴욕일원 50여 만 동포들이 함께 참여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면서 “이에 주일예배를 ‘조국 대한민국 통일 염원’이라는 주제로 드리고 삼일절 정신을 계승하고 통일을 위한 염원을 확인하는 계기를 만들어 가기를 요청드린다”고 알렸다.
민주평통은 이와함께 뉴욕, 뉴저지, 커네티컷 한인회와 각 단체에서 개최하는 3.1절 기념행사 때도 조국 대한민국의 통일을 염원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는 사실도 함께 알리면서 “통일을 염원하는 열기가 뉴욕에서 크게 일어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미국문화 속에서 한국에서의 절기를 교회가 때마다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한국교회에서 흔히 갖는 교회연합 삼일절 기념예배를 뉴욕에서 잘 볼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에 뉴욕평통은 보다 한인교회들이 삼일절 등의 절기를 함께 지키고 한민족의 훌륭한 정신문화를 계승해 나갈 것을 요청한 것이다.
뉴욕평통의 이러한 요청 가운데 먼저 모범을 보인 교회가 있다. 뉴욕우리교회(담임 조원태 목사)는 지난 23일 주일예배를 삼일절 기념예배로 지키고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장문의 기미독립선언서를 함께 낭독했다. 7분 가량에 걸쳐 선언서 전문을 다 읽은 이유는 이민자들과 자녀들이 한국의 고귀한 순국선열의 정신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성도들은 또 기미독립선언서 낭독 이후에 애국가를 제창한 후 대한독립 만세 삼창을 했다. 장년과 어린이, 중고등학생, EM권 청년까지 함께 모여 가운데 진행된 삼일절 기념 퍼포먼스는 태극기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특히 어린이와 학생들이 태극기를 하나씩 들고 흔들며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모습은 함께 참석한 부모들에게도 감동을 줬다.
조원태 목사는 이날 주일 설교에서 어려움이 많은 이민자들의 삶의 현장은 마치 가시떨기 가운데 임하신 하나님을 본 모세의 자리와 같고, 이는 일제치하의 핍박을 받는 서러운 자리에서도 고귀한 정신으로 무장하고 세계에 영향을 준 삼일운동의 현장과 같다고 강조했다.
조원태 목사는 ‘삼일 함성이 하나님 음성입니다’(출3:1-12)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환경은 우리가 가장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데 친숙한 통로”라면서 “모세가 소명을 받은 사건인 오늘 본문에서 떨기 나무는 태양열에 자연발화 돼 사라지는 연약함의 상징이다. 모세는 그 모습에 자기 신세를, 또 자기 민족의 처지를 투영했을지도 모르지만 떨기 나무는 곧 하나님의 놀라운 음성이 담겨있는 최고의 소품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원태 목사는 “내 인생에 대한 비관 속에서 마치 탈출구가 없을 것과 같은 막막함 가운데서 하나님은 찾아오시고 우리의 음성을 들려주시는 것이다. 삶 속에서 세미하게 찾아 오신다”면서 “1919년 3월1일은 우리민족에게 주신 하나님의 불꽃이라고 신앙고백을 하고 싶다. 나라를 빼앗기고 무단통치 이후 신앙의 자유마저 빼앗기는 암울한 현실 한복판에 하나님이 우리 민족에게 찾아 오신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총독부의 통계에만도 당시 방방곡곡에 만세운동 시위를 벌인 횟수가 정확히 1,214회, 참여자가 220여만 명, 구속 및 고문을 당한 자가 4만7천 명, 순국한 이는 8천여 명이라는 역사적 사실도 전했다.
조원태 목사는 “삼일운동은 후에 인도의 영웅인 간디의 비폭력 불복종 운동에 아주 결정적인 영감을 줬고, 중국의 가장 큰 독립운동의 5.4.운동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면서 “삼일절을 대표하는 인물인 유관순 열사는 어릴 때부터 성경암송을 열심히 하고 이화학당에서 기도모임을 이끌었던 신실한 학생이었다. 그런 소녀가 삼일운동 지휘하고 조직하고, 독립운동을 일으키고 모진 학대 속에 18세에 생을 마감하게 됐다”고 알렸다.
이에 조원태 목사는 “17세 소녀도 역사를 썼고, 할아버지인 80세 모세도 역사를 썼다. 우리 또한 성령의 불이 붙어 불붙는 인생이 되기를 바란다. 일생의 반복만을 하지 않고 가시떨기 속의 하나님을 만난 모세와 같이 하나님이 오늘 여러분의 가슴에 찾아오기를 바란다”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던 유관순 열사가 태극기에 피를 묻히면서 나라와 민족의 독립을 외쳤고 그런 민족의 열사와 신앙의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곳 이민자들의 삶이 있는 것이다. 뿌리를 잃어버리면 그 민족은 망하게 돼 있고 뿌리 없는 가문은 오래가지 못한다. 이 거리 방방곡곡에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심정으로 이 주일을 지내자”고 강조했다.
통일에 대해서도 “통일은 삼일함성을 통해 오늘 다시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음성이기도 하다”면서 “우리는 정치적인 통일에 앞서 영적인 통일을 바란다. 모든 갈등과 분열과 질시를 치유하는 통일이 돼야 하고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만 이뤄질 수 있다. 여러분 각자가 예수 그리스도와 통일을 이루는 자들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