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톤연합감리교회 홍연표 담임목사(66)가 40여년 목회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다.
1974년 3월 물레동교회 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한 이래 김포군 소재 동산감리교회 담임 전도사, 서울 궁정감리교회 부목사로 사역하다 1981년 도미, 포틀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와 애틀랜타 시온연합감리교회 담임을 거쳐 23년간 해밀톤연합감리교회를 이끌어 오던 홍연표 목사는 오는 9일(주일) 오후 5시 은퇴식을 앞두고 있다.
코 앞으로 다가온 은퇴에 대해 홍연표 목사는 '사실 걱정 반, 기대 반'이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은퇴 후 6개월간 쉬며 차분히 새로운 출발을 준비할 계획"이라는 홍연표 목사는 "우선은 목회하며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마음껏 해보고 싶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며 밤도 새보고 여행도 다녀보고 싶다. 동양화를 3년 정도 배웠고 테니스도 1년 전부터 시작했다. 천천히 시간을 갖고 계획을 세워보겠지만 아마도 후배들을 양성하는데 힘을 써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40여년을 돌아보며 홍연표 목사는 "선배들이 은퇴를 하면 두 가지가 남는다고 하더라. 하나는 가족이고 다른 하나는 헌책인데 그 말이 사실인 것 같다.(웃음) 돌아보면 보람 있었던 일이 많았던 것 같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깨달았던 순간들, 기도의 응답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한 해에 3번 쫓겨나면 교회 건물을 살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1992년에 미국교회에서 세 번을 쫓겨나고 교회를 샀습니다. 두 번은 교회를 사고 두 번은 거저 얻고 한 번은 지원금을 받았어요. 5번이나 교회 건물을 마련할 수 있는 특별한 은혜를 받았네요. 지금 어디에 있던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 충성, 봉사하는 교인들을 생각해 보면 참 고마웠습니다.
젊어서 청년들을 데리고 수양회를 갔던 기억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당시 30명을 데리고 바다에 나갔는데 사리에 밀물이 겹쳐 다 빠져 죽을 뻔 했어요. 10여명은 수영을 할 줄 알아 빠져나가고 20여명이 허우적 거리고 있는데 때 마침 배가 한 척 와서 모두가 살았죠. 그곳은 배가 다니는 길이 아닌데 배에 타고 있던 외지 사람 한 명이 저희가 있던 쪽 사진을 찍으려고 돌아가는 길이었다고 합니다. 어려울 때마다 기도하면 그 때 생각이 나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없었을까. 홍연표 목사는 "한국에서는 큰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을 해 봤는데 미국에서 32년을 사역하며 큰 목회를 해보지 못한 점이 아쉬움이 남는다. 큰 목회가 성공이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아쉬움이 남는다는 말이다. 그래도 맡겨진 자리에서 충성을 다했으니 만족한다"고 전했다.
이민교회 성도들과 3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해온 그에게 '목회'란 무엇일까. 홍연표 목사는 "요즘엔 살기가 좋아져서인지 교회 안에도 현실주의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왔다. 재미있고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예수님의 말씀을 보면 가장 강조하신 부분이 '천국'이다. 목회란 하나님의 백성을 만들고 하나님을 바라보게 인도하는 것이다. 세상 살기 좋아도 결국 죽는 것 아닌가. 교회는 한인회가 아니다. 교회는 구원받은 자의 공동체가 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홍연표 목사는 후배 목회자들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홍연표 목사는 "먼저는 하나님께서 젊은이들에게 소명을 주시고 목회 일선에 서게 하신 점을 감사한다"고 말하고 "목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과 성실이다. 이것이 있어야만 믿음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은혜의 체험을 통해 영성을 지녀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젊어서는 '목사가 다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조용히 지원해 주는 사모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고 말했다.
감리교연합회가 주관하는 홍연표 목사의 은퇴식은 9일 오후 5시 해밀톤연합감리교회(2662 Thompson Mill Rd., Buford, GA 30519)에서 열린다. 홍연표 목사는 아내 홍정숙 사모와의 슬하에 2남(샘 홍, 제임스 홍), 2녀(에스더 홍, 신디 홍)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