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래버튼 박사. ⓒ 풀러신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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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래버튼 박사. ⓒ 풀러신학교 제공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동성애 이슈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풀러신학교 총장으로 취임하는 마크 래버튼(Mark Labberton) 박사는 "오늘날 서구 문화에서, 기독교적인 관점이 전 사회적으로 통용되던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래버튼 박사는 인터뷰에서 "기독교인들 사이에 동성애에 대한 재고가 이뤄지고 있으나, 성경의 가르침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우리는 기독교 전통에 따라 살도록 지도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화가 이뤄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는 동성애 문제에 대해 성경에서 가르치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도,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영혼들 안의 실제적인 고통과 문제를 대함에 있어 과거와 같이 이분법적인 접근이 아닌,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정치계 뿐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동성애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미국인들의 64% 가량이 동성결혼의 합법화는 필연적이라고 응답한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된 바 있다.  미국 내 동성애 문제는 단순히 사회적인 이슈를 넘어, 삶의 전 영역에 걸쳐 실제적인 문제(matters)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래버튼 박사는 "지금 서구 교회는 교회를 둘러싼 문화가 가장 격변을 겪고 있을 때, 교회만의 진실성(완전한 상태)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결정을 내리고 있다. 현재와 과거의 기독교 전통은 동성애 행동을 지지하거나 긍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서구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이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에 대해 래버튼 박사는 "한국교회와 선교활동의 중요성과 영항력을 잘 알고 있다. 양쪽이 되도록 많은 면에서 서로 돕길 원하고, 한국교회로부터 배우는 데 있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며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현재 풀러신학교는 한국어로 된 목회학 박사 과정을 두고 있다.

오는 7월 1일 풀러신학교의 5대 총장으로 취임하는 래버튼 박사는 위트만칼리지(Whitman College)를 졸업한 후, 풀러신학교(Fuller Seminary)에서 목회학 석사학위, 영국의 캠브리지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9년 목회자 영성형성을 위한 미가 그룹(Micah Groups) 사역을 통해 풀러신학교 교수진에 합류했다.

풀러에 오기 전 래버튼 박사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버클리제일장로교회(First Presbyterian Church of Berkeley)에서 16년간 담임목사로 섬겼으며, 1990년대 초반 펜실베니아주의 웨인장로교회(Wayne Presbyterian Church)에서도 담임목사를 맡았다.

그는 "풀러신학교의 모든 재학생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보다 깊이 자라나고, 어떤 사역을 하든 생각과 말, 행동에 있어 이를 돌아볼 수 있는 열정과 능력을 갖추길 바란다"며 "이들을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님 사랑을 원하는, 상처나고 결핍된 세상에서 필요한 지혜와 자질을 갖춘 사람들로 길러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교수로서 그 동안의 풀러에서의 사역을 되돌아본다면.

"먼저, 풀러신학교 총장이 된 것이 매우 흥분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 풀러는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다양한 분야에서 온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놀라운 곳이다. 풀러가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깊은 영성과 신학적 헌신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전세계 모든 사람들과도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기독교 지도자들을 돕고, 도움이 필요한 세계에 차이(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큰 특권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 "풀러의 최우선적인 과제에는 교회에 대한 헌신을 강화하고 세상의 이슈를 다루는 방법을 심화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린다.

"이 말에서 의미한 바는 단순하다. 기독교 신앙은, 우리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보이신 것에 대한 믿음과 동일한 진지함을 갖고, 기독교인들이 세상을 취하고 세상의 필요들을 갖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는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 고통받고, 기뻐하는 자들과 함께 기뻐하라고 하신 것을 의미한다. 나는 풀러신학교 졸업생들이 전세계 교회들과 밀접히 연결돼, 지역에서나 세계에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살고 사랑하기를 바란다."

-16년 이상 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하신 경험이 있으신데, 신학자로서 이러한 경험이 연구와 강의에 실제로 어떻게 적용됐나.

"나는 새로운 총장직에 대해 목회자·신학자, 혹은 신학자·목회자로서 접근한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가진 공적인 또는 사적인, 지식적인 또는 감정적인, 개인적인 또는 사회적인 영향에 대해 생각한다. 기독교적 신앙은 고백이면서 또한 삶으로 사는 것이다. 양자 모두 필요하며, 이러한 실용적인 실제성은 전체 제자도의 일부분이다."

-최근 기독교는 세속적 가치관으로부터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에서 동성애를 시민의 권리(인권)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서양 문화에서 소위 말하는 '기독교의 시대'는 대부분 지나갔다. 즉, 미국과 유럽에서 기독교인들의 관점이 전형적으로 광범위한 사회적 관점이 됐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 동성애에 대한 관점은 재고되고, 논쟁이 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서구 교회는 교회를 둘러싼 문화가 가장 격변을 겪고 있을 때, 교회만의 진실성(완전한 상태)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현재와 과거의 기독교 전통은 동성애 행동을 지지하거나 긍정하지 않고 있다. 많은 서구 기독교인들은 이 모두를 다시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성경의 가르침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풀러신학교는 학생과 목회자들, 교회 혹은 동문들과 이러한 대화에 참여하길 원한다. 동성애 이슈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 신학 공동체의 기준은 우리가 기독교 전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살도록 지도해 준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이들에게 도전을 주고, 개인적인 고통의 원인이 되는 동성애에 대한 대화가 이뤄지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풀러신학교에는 한국어 선교 목회학 박사 과정이 있을 만큼, 한국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세계 선교에 있어 한국교회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풀러신학교에서 우리 모두는 한국교회와 선교 활동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잘 알고 있다. 이는 또한 우리가 한국교회와 긴밀한 관계성을 가진 데 대해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하는 이유이다. 우리는 가능한 한 서로 돕길 원하고, 한국교회로부터 배우는 데 있어 매우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풀러신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한국 학생들(선교사, 목회자, 신학생 등)에게 가장 중요하게 알려주고 싶은 점이 있다면.

"하나님이 부르신 사역을 위해 깊고 넓은 영성을 갖출 수 있도록, 개인이 더욱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도록 돕는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러분들이 알길 원한다. 깊이 있고 예수 중심적인 성경적 교리, 실제적인 사역과 훈련 등 모두가 풀러신학교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매력이다."

-풀러신학교 총장으로서, 앞으로의 각오와 비전에 대해 말씀해 달라.

"나는 풀러신학교의 모든 재학생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보다 깊이 자라나고, 그들이 어떤 사역을 하든 생각과 말, 행동에 있어 이를 돌아볼 수 있는 열정과 능력을 갖추고 졸업하길 바란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님 사랑의 증거가 필요한, 상처주고 결핍된 세상에서 요구하는 지혜와 자질의 표시이다. 풀러신학교 졸업생들은 그들이 하는 일을 통해 그리스도가 드러나길 구하면서, 전세계 수많은 사역과 상황 속에서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