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에 대한 성경적 오해를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게이 바이블이 등장했다. 퀸 제임스 성경(The Queen James Bible)이란 제목을 단 이 책은 스스로 ‘킹 제임스 성경을 바탕으로 한 성경 번역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출판사는 ‘종교적인 보수주의자들에 의해 잘못 이해되어 온, 동성애 관련 특정 구절들을 정확하게 번역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의 편집자는 “성경에서 동성애가 처음으로 공공연하게 언급된 것은 1946년 개정표준역 (RSV : Revised Standard Version)인데, 그 이전에는 성경에 동성애에 관한 어떤 언급이나 표시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편집자는 “퀸 제임스 성경은 성경이 동성애를 정죄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 확인하며, 따라서 성경이 동성애를 죄로 해석하는 모호함을 해결하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610 페이지로 구성된 이 책은 현재 영어버전만 출시됐고, 34.95달러에 아마존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책은 성경 본문 시작 전에 편집자의 창세기 19:5, 레위기 18:22, 20:13, 로마서 1:26-27, 고린도전서 6:9, 디모데 전서 1:10, 유다서 1:7절에 대한 해설을 담고 있기도 하다.

휘튼 대학의 성경 연구 학장이자 성경 전문 번역가인 더글라스 웨스너(Douglas J. Moo, Wessner)는 “퀸제임스의 편집들이 과거 성경 번역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웨스너 학장은 “만약 영어 성경에서 동성애(homosexuality) 혹은 동성애의(homosexual)라는 실제적 단어를 사용한다면 homosexuality 나 homosexual이란 단어는 거의 없다. 그러나 영어 번역의 역사에 따르면 번역판들은 지속적으로 우리가 ‘동성애 관계’라 부르는 것을 다른 표현들로 언급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킹 제임스 성경의 로마서 1장 27절에서는 '남자들도 이와 같이 본래대로 여자 쓰는 것을 버리고 서로를 향해 욕정이 불 일 듯하여 남자가 남자와 더불어 보기 흉한 짓을 행함으로(men, leaving the natural use of the woman, burned in their lust one toward another; men with men working that which is unseemly)라고 언급하는데, 이 표현이 동성애에 관한 것임을 부정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신구약 성경의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표현은 동성애를 가리킨다.”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무디 바이블 학교 강사인 크리스토퍼 원 역시 “퀸 제임스 바이블이 지닌 관념은 새롭지 않은 것이다. 동성애와 동성애를 긍정하려는 수정주의 번역은 수십 년 동안 이뤄져 왔다. 이것은 수정주의적 번역을 공식화하고 주류로 만들기 위한 또 하나의 시도이다.”라며 “나는 이 새로운 성경 번역이 불충분한 해설과 선택적인 맥락 연구에 바탕을 둔 수정주의 번역으로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아마존에서 이 책을 구매한 고객들은 대부분 제품에 대해 혹평하고 있다. 일부 동성애자들은 차별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강조하며 출판을 환영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구매자들은 객관성이 결여된 해석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심지어 한 구매자는 ‘아마존에서 이 책을 계속 판매할 경우 아마존에서의 온라인 쇼핑을 그만두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