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로교 총회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 한국교회사가인 김수진 원장(한국교회사연구원)이 <한국장로교 총회창립 100년사 1912-2012(홍성사)>를 펴냈다.

10년 전 예장통합 총회 창립 90년사를 쓰면서 모은 자료가 큰 도움이 됐다는 김 원장은 “이 연구를 통해 한국 장로교회가 초창기 신앙을 회복해 새롭게 정립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이 책의 역사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1889년 미국 북장로교와 호주 최초 선교사들이 한국에 들어와 세운 ‘미국 북장로교 미션 및 빅토리아(호주) 미션연합공의회’ 출범부터, 평양대부흥이 있었던 1907년 ‘대한예수교장로회 독노회’ 조직, 길선주·이기풍 목사 등 7인의 목사 안수 등 총회의 공적인 사건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기풍 목사의 제주 파송으로 시작된 해외 선교사 파송에 대해서도 상세히 기술했고, ‘조선에 묻힌 선교사들’이라는 카테고리로 수많은 선교사들을 일일이 소개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 주요 주제가 ‘저항과 독립운동, 일제의 기독교 말살정책과 신앙수호’였다면, 해방 후 주요 주제는 ‘분열사’이다. 비교적 최근의 일인 합동보수와 개혁 등의 분열사까지 다룬 김 원장은 ‘한국 장로교단 분열의 주 이유로 두 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먼저 일제 당시 신사참배 동의자와 거부자 간에 생긴 신학사상 노선의 이해관계가 분열의 씨앗이 돼 교단 분열은 항상 진리와 비진리, 진보와 보수, 법과 은혜로 양분됐다는 것.

그러나 사실상의 근본적인 이유로 든 것은 “교단 내 목사들 간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지방세력에 의한 투쟁의 연속”이다. 그는 “신사참배 논쟁으로 인한 고신의 분립(1952), 신학적 노선 차이로 인한 예장과 기장의 분열(1953), WCC 문제로 야기된 통합과 합동의 분열(1959) 이후부터는 특별한 분열 쟁점이 없다”며 “굳이 이유를 든다면 교권주의와 교단 이기주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장로교 총회는 하나로 창립됐지만, 100년 후인 지금은 수백 곳으로 쪼개져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일성(一聲)은 ‘한국 장로교의 하나됨을 위하여’다. 김수진 원장은 “통계청 보고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개신교 신자는 14만 4천여명이 감소했는데, 이는 개신교의 분열에 환멸을 느껴 천주교나 불교로 개종한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인맥과 지역, 이념을 넘어 ‘하나의 장로교’로 돌아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역사에서 우리는 교훈을 찾아야 한다. 그는 100년사를 서술한 후 새로운 역사를 위한 회개운동을 제안하고 있다. “2012년은 한국 장로교 총회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이때 1907년 평양에서 일어났던 회개운동이 각 교단마다 일어나길 바란다. 그리고 이 운동으로 한국교회가 생명 넘치는 교회가 되어 각 지역에서 놀라운 부흥의 역사가 있기를 기도한다. 만일 한국교회가 스스로 회개하고 각성하지 않는다면 교인의 유출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우선적으로 교회는 젊은이들이 왜 교회를 떠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