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교회연구원장 유관지 목사(유니프레이어 이사장)가 “북한 지하교회는 홍보의 대상이 아니다”며 최근 잇따른 보도에 우려를 나타냈다.

유 목사는 뉴스레터를 통해 “우리는 북한 지하교회 이야기를 호기심의 대상으로 여겨선 안 된다”며 “북한 지하교회 이야기는 옷깃을 여미고 숙연한 마음으로 들어야 하고, 값싼 흥분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에는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이 손전등에 의지해 성경을 읽는 사진이 공개됐고, 지하교회 교인들이 중국 장백 조선족교회에 헌금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됐는데, 그는 이에 대해 “지리적 여건이나 현지 정황으로 볼 때 실제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며 “북한에서 감시체제와 기독교인들에 대한 탄압이 아무리 잔혹하더라도 지하교회 교인들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고, 이들과 관련된 소식이 시간이 흐를수록 많이 새어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1990년대 말 남포 기독교인 집단체포 사건이나 지난해 발생한 평남 평성 지하교회 사건도 자주 이야기되고 있다”며 “북한에는 적게 20만명, 많게는 50만명의 기독교인들이 있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도는데 이들은 지하교회 교인들로 봐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지난 1970년대 중국의 예를 들며 이같은 우려에 심각성을 더했다. 1970년대 후반 중국이 개방정책을 취하면서, 중국 성도들의 이야기가 밖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한국교회는 대단히 흥분했고, 이 때문에 많은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유 목사는 “당시 양식있는 이들에 의해 ‘중국 선교의 공적(公敵) 1호는 들뜬 흥분(센티멘털리즘)’이라는 외침이 높아졌다”며 “한국교회의 중국선교, 특히 조선족동포 선교는 실패이고 그 실패 원인 중 하나가 값싼 흥분으로 인한 ‘돈 선교(Monet Mission)’에 있다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일이 재현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관지 목사는 마지막으로 “북한 지하교회 이야기를 홍보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되고, 그러한 생각은 그 분들에 대한 모욕이자 배반”이라며 “머잖아 북한은 열리고 그때 우리는 몰래 숨어서 신앙생활을 하던 지하교회 교인들을 만날텐데, 그때 부끄러움이 없는 마음과 행동을 갖기 위해 힘쓰자”고 말했다.

그는 “북한 보위부 요원들이 지하교회 적발과 선교비 착복을 위해 위장 침투한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서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을 보호하여 주시고, 남한의 교회가 북한 지하교회 소식에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반응을 갖게 해 달라”고 기도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