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한인회관 구입 기념회에서 행한 박선근 위원장 개회사

드디어 우리들의 집이 지어졌습니다. 우리가 이주하여 정착한 미국 땅에 우리 배달 민족의 정신적 지주가 절실하였기에 그 상징물이 될 한인회관을 건립하고자 의도한 지 어언 17년, 한결 같은 정성으로 인하여 우리들의 한인회관이 지어졌습니다. 우리들만의 힘으로 엄청난 일을 이룩해 낸 것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나그네가 아니고 떳떳한 주인이 된 것입니다.

이민 1세라는 자랑스런 책임을 스스로 택한 우리들은, 우리들의 새 나라 미국에서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창조시킨 것입니다. 우리들의 한인회관은 다른 민족 출신들에게는 한 개의 건물로 보여질 지도 모르지만, 우리 민족의 무궁한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물로 우뚝 서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들에게 배달 민족의 정기와 정서를 꾸준하게 부어줄 정신적 지주로서의 역할을 시작할 것이고, 또한 우리들의 의지, 역사, 문화를 전해주게 되는 메신저로서 기능할 것입니다.

우선 우리들은 당장 내일부터 우리들의 새 집 한인회관에서 우리들의 새 나라 미국의 성조기와 우리들의 모국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높이 게양하고 한인사회와 지역 사회를 향한 봉사 활동을 전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시설 공사를 실시하여 공회당 겸 체육관을 개관시켜서 광복절 기념식을 거행하고 체육 대회를 개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셋방살이 할 때와는 달리, 학생들이 유리창을 깨뜨려도 피아노에 콜라를 엎어도 이제는 선생님들의 가슴이 두근 거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뜻깊은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되어서 감격스럽습니다.

지난 17년 동안, 이 일을 위하여 정성을 보내주신 여러 성금 납부자와 역대 위원장, 위원 그리고 한인회장들이 계십니다. 우리 건립위원회에서는 이분들의 정성을 한인회관에 영원히 게시하여서 사용하는 사람들마다 오랫동안 감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부족한 본인을 도와주신 장학근 부위원장, 밤잠 설치며 수고해 주신 은종국 사무총장, 그리고 많은 자원 봉사자 여러분께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오늘부터 우리는 또 하나의 역사를 수립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다 의미 깊고 보아서 친밀감이 생길 수 있는 한인회관을 짓기 시작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 또한 온 한인 사회의 정성과 참여가 요구됩니다. 우리 후세들에게 새로운 한인회관 건립을 통하여 ‘끝맺음을 할 수 있는 시작만이 진정한 시작’이라는 교훈을 남길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우리들의 이 한인회관을 통하여 우리들이 선택한 우리들의 새 나라 미국을 돕는 일을 시작할 때, 미국 사회에서 돋보이는 우리 한인 사회를 구축시켜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모든 분과 가정에 하나님의 은총이 있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