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단 한 생명이라도 귀하게 보시며, 이러한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한 생명이라도 더 구원하기 위해 교회는 존재한다. 그리고 그 한 생명이 장애를 가지고 있든, 그 장애가 어느 정도이든 그 존엄성만은 훼손될 수 없음은 동일한 하나님의 사랑의 수고로 그가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어진 생명이 다할 때까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누구라도 행복할 권리를 지니며 이것 역시 아무도 앗아갈 수 없는 천부적 권리다.

한달 전 장애인 사역단체 북가주 밀알선교단 신임 단장으로 취임한 김정기 목사를 만났다. 그는 “선교지를 구분하자면, 복음화된 지역, 복음에 오픈되지 않은 지역, 창의적 접근지역, 장애인 사역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닿지 않는 영역 '땅끝'에 복음을 전하는 것이 선교의 개념이라고 생각한다면, 장애인 사역에 대한 기존의 개념이 변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독립된 장애인 예배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아직 장애인에 대해 오픈되지 않은 한인교회가 많다고 들었다. 장애인을 위한 예배가 있는 교회도 SF 새소망교회 사랑지기 장애인부서 외에는 확인을 못 했다”고 했다.

“장애인들이 대예배에 가면 있을 자리가 없다. 휠체어 장애인의 경우, 휠체어를 놓을 자리조차 없다. 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예배가 마련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부족한 실정”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장애인 돌봄 사역의 어려움으로, 장애인 가족의 문제을 꼽았다. “믿는 가정이라 해도 뇌성소아마비, 정신박약증을 앓고 있는 자녀들이 있으면 교회에 못 간다. 예배에 갔다가 그냥 오기도 한다. 또한, 예배 외 시간 양육과 성숙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 할 뿐더러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도 없다.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은 공생하게 된다. 예배에 참여하는 데서 관심과 배려가 없다면 그 가족들은 갈수록 당연히 소외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밀알사역을 잘 하고 있는 교회에도 아직 전담 사역자까지는 세워지지 않았다. 규모 있는 교회라면 장애인 사역자가 세워지면 좋겠지만, 투자의 개념으로 봐서 그다지 큰 이익을 보는 투자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그런데, 사실 이것은 투자로 따질 영역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준비될 수 있는 교회에서 장애인 예배를 드리기를 소망한다. 밀알에 나오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복음을 전해 듣고 신앙생활을 교회에서 하고 싶을때, 안내하고 권유할 수 있는 교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기 목사는 장애인들만이 편하게 드릴 수 있는 예배가 필요하기 때문에 밀알 화요예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장애인끼리만 모이니까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생각한다. 시각장애인끼리 만나면 편안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다. 서로의 다른 아픈 모습을 보면서 위로가 된다. 장애아동을 돌보는 부모들끼리 서로 위로가 된다.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밥 먹고 예배할 수 있는 자체가 귀한 것이다. 그래서 화요모임을 예배로 나누고 있다. 장애인과 가족이 하나님 앞에 편하게 예배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밀알선교단과 알게 모르게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당시 지도교수였던 이재서 밀알선교단 총재를 만나면서부터이다. 그후 LA에 있으면서 밀알선교단 전임단장 이종인 목사를 옆에서 지켜 보면서 롤모델로 삼고 밀알선교단에서 사역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종인 목사에 대해선 “대학 때 함께 논문지도를 받으면서 알게 된 분”이라며 “20년째 장애인 돌봄 사역을 하면서 삶 자체를 밀알에 바치신 분”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어떻게 보면 사람을 통해 많이 해 주시는 것 같다. 결정적으로 헌신할 수 있었던 것은 그분 때문인 것 같다. 귀한 삶처럼 보였고, 나도 귀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올해 중점을 두고 추진해 나가는 사역으로는 밀알선교단과 관계를 맺고 있는 100여개 교회를 방문하는 것과 각 부서에서 책임을 맡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특수교육학 개론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세미나를 통해 4과목을 이수하고 수업료를 지불하면 주정부 과목으로 인정돼 학교시스템으로 학점인정도 가능하다. 그는 “장애인 사역에 대한 학문적 밑바탕을 줄 수 있어 사역자와 학부모, 그리고 장애부서 담당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기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수원신학교에서 헬라어 교수를 역임했으며, 사우스웨스턴 침례신학교에서 기독교 교육학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현재 탈봇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