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형수가 면회 온 그의 어머니의 손을 깨물면서 “내가 이렇게 된 것은 엄마 탓”이라며 “내가 잘 못된 길로 나갈 때 왜 단호하게 막지 않았느냐”며 엉엉 울더라는 것입니다. 자기가 저지른 일에 대하여 스스로 책임지려 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떤 넘긴다는 사실 자체가 비성숙한 인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만, 어머니의 손을 깨물어버린 사형수의 이야기는 꽤 충격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흔히 사회학자들은 21세기의 두드러진 특징은 가정들이 붕괴되는 가정의 위기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가정의 위기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가정의 위기는 곧 사회적 위기를 가져오고 나아가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과연 가정의 위기는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결국은 부부의 위기에서 시작되며, 부모의 위기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대형 범죄 사건을 들여다보면 범인들은 대개 불완전한 가정에서 성장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결국 부모가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때 자녀들의 삶은 무너질 수밖에 없으며, 자녀들의 정신적, 영적 공황이 가정의 붕괴를 가져 오게 됨을 보여 줍니다.

부모의 위기가 이와 같이 심각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심각하게 느끼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는 이미 우리들의 주변에 너무나도 많은 부모들이 동일한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무감각해져 버렸고, 나아가 사탄에 의해 생각들이 점령당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과거 아담과 하와를 유혹했던 사탄은 특별히 그리스도인 부모들을 공격합니다. 그래서 자녀들 앞에서 삶의 모범을 보이는데 실패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 앞에 불순종하는 모습들을 부각시켜 자녀들로 하여금 부모에 대한 신뢰를 무너트리게 하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많은 부모들이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오늘날 부모의 위기는 무엇입니다.

첫째는 부모 정체성의 위기입니다. 자녀를 낳았다고 부모가 아니라 자녀에 대한 분명한 영적 책임을 져야 하는데, 영적인 지도자, 영적인 제사장으로서의 정체성이 없으니 자녀들을 영적으로 바로 세워주지 못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부모 부재의 위기입니다. 자녀와 같이 살기는 하지만 가정 안에서 가장으로서 아버지 역할과, 어머니 역할을 상실한 것입니다. 자녀들은 부모가 있어도 부모가 없는 것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TV와 컴퓨터와는 대화를 해도 부모와는 대화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신앙적 대화는 먼 이야기입니다. 자녀들의 정서는 메말라가고 세상에 방치된 채 성장하게 됩니다. 건강한 부모 역할이 없으니 어찌 건강한 가정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셋째는 존경심을 잃어버린 부모의 위기입니다. 가정의 기본은 존경받는 부모, 사랑받는 자녀입니다. 그러나 많은 가정이 이미 자녀들에게 존경심을 잃어 버렸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중심이 되고 기본이 되어야 할 부부 윤리는 세상적인 기준에 의해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고, 부부간의 윤리 부재로 인해 공공연하게 외도 행각을 벌이는가 하면, 자녀들이 보던 안 보던 싸우고 다투는 부부들로 인해 스스로 존경심을 상실해 버린 부모들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점점 하나님을 떠나고 있다는 우려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자녀들이 자기 부모로부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의 모범을 보지 못한다는데 따른 실망감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가정에는 소망이 없습니다. 위기의식을 갖고 어떻게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모들이여, 깨어 일어나야 합니다. 부모로서의 정체성을 찾고, 부모로서의 올바른 위치로 돌아가되, 존경심을 회복하여야 합니다. 철저히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살되, 성령의 지배를 받는 부모가 되어 성령의 지배를 받는 가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부모를 부모 되게 하고 영에 속한 가정으로 새롭게 할 수 있는 하나님의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