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해 전 일입니다. 카이로를 출발하여 시내산에 이르는 여정 중에 바위 협곡을 지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동승하여 우리를 안내하시던 선교사님께서 “우리가 방금 지나온 곳이 르비딤이고 여기 바위계곡 어딘가는 모세가 지팡이로 반석을 쳐서 물이 나게 했던 호렙산 반석입니다.”하고 설명해주었습니다. 바위 협곡에 들어가기 전에 오른편으로 조그마한 수도원이 있어 차를 멈추고 더위를 식히는 동안 출애굽기 17장에 기록된 3천 4백여 년 전의 사건과 그 장면 속으로 잠시 빠져 들어갔습니다.

이스라엘백성들이 뜨거운 사막을 걸어 이곳 르비딤에 이르렀을 때에 그들은 더 이상 마실 물이 없었습니다. 당연히 원망은 모세에게 돌아갔습니다. “당신이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어서 우리와 우리 자녀와 우리 생축으로 목말라 죽게 하느냐?” 모세도 기가 막혔습니다. 그래서 여호와께 부르짖었습니다. “내가 이 백성을 어떻게 하리이까? 그들이 얼마 아니면 내게 돌을 던지겠나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대답은 언제나 하나님에게 있습니다. “백성 앞을 지나서 이스라엘 장로들을 데리고 나일 강을 치던 네 지팡이를 손에 잡고 가라. 내가 호렙 산에 있는 그 반석 위 거기서 네 앞에 서리니 너는 그 반석을 치라. 그것에서 물이 나오리니 백성이 마시리라.” 그 말씀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날 마음껏 생수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습니다. 암반에서 흘러나오는 생수를 마시고 정신을 차리자마자 아말렉이 와서 이스라엘백성들과 싸우려고 르비딤에 진을 쳤기 때문입니다. 그 때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은 한 번도 전쟁을 해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아마 무기도 변변치 않았을 것입니다. 모세는 다음 날 여호수아를 사령관으로 삼아 이스라엘 백성 중 일부를 싸움에 내보낸 후에 온종일 손을 들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여호수아가 아말렉과 그 백성을 물리쳤습니다.

흔히 특별한 은혜를 받은 후에 사탄이 날을 세우고 덤벼오는 것을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어느 기간을 정하고 시작한 기도가 끝마쳤을 때에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왜 내가 기도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정답은 이것입니까? “기도한 후에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참 잘했다.”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이스라엘백성들이 아직도 목말라 쩔쩔 맬 때에 아말렉이 쳐들어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행히 하나님께서 갈증을 해결해주시고 하루 동안 안식을 얻어 쉬게 하신 후에 그런 일이 일어났으니까 나가서 싸우고 이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들도 기도하고 은혜 받은 후에 어려운 일이 일어난 것을 오히려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