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잡지는 최신호에서 과거에 비해 권력 장악력이 크게 약해진 전세계 독재자 10 명을 분석하면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세 번째로 거론했다.

이 잡지는 권력 장악력이 떨어진 첫 번째 독재자로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꼽았고, 이어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을 두 번째 사례로 지적했다.

두 사람은 각각 30년과 32년 간 장기 집권해 온 중동 지역의 대표적인 독재자들로,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반정부 시위로 인해 권좌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

이집트와 예멘 국민들은 심각한 인권 탄압으로 대표되는 두 독재자의 철권통치와 부패, 빈곤 등에 오랫동안 시달린 끝에 현재 이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타임 잡지는 김정일 위원장과 관련, “그가 이끄는 독재정권은 고문과 공개 처형, 강제노동, 강제 낙태, 영아 살해 등으로 비난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약 20만 명이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의 유일한 희망은 병에 걸린 김 위원장이 사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 잡지는 이어 북한 내 후계 체제와 관련, 김정일 위원장이 경험 없는 20대인 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선택함에 따라 북한의 미래가 더욱 불확실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권력층에 있는 김 위원장의 다른 가족들이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

일부에서는 이 같은 불확실성이 불만을 품은 군 장교들에 의한 정권교체나 쿠데타를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고 타임 잡지는 전했다.

이 잡지는 이밖에 북한을 `전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서는 `정권의 공식 선전기구들을 통해 발표되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는 별로 없는 인물’로 묘사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관련해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극도의 빈곤 상태에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타임 잡지가 꼽은 `곤경에 처한 독재자 10 명’에는 이밖에 벨로루스의 알렉산더 루카센코 대통령, 다르푸르의 집단학살과 관련해 국제형사재판소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오마르 하산 알-바쉬르 수단 대통령,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등이 포함돼 있다.

기사제공=미국의소리(V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