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도 간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서 애플회사를 잠시 떠났던 CEO 스티브잡스가 다시 건강상의 이유로 회사를 “잠시” 또 떠나는 소식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과연 ‘잡스 없는 애플(Jobs-less Apple)’이 계속 갈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많다. 낙천적인 대답은 계속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 연말 분기만 해도 수익이 267억불이 보고되었다. 같은 분기에 290억불의 수익을 보고한 IBM과 맞먹는 분량이다. 회사의 시장가치도 세계3위로 총 시장자본총액(market capitalization)이 자그마치 3천 억 불을 웃돈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전문경영인들은 스티브잡스가 없는 애플은 당장 영향은 없어도 매직(magic)은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매직”, 그것이 무엇일까? 전 애플의 최고경영자였던 까세(Jean-Louis Gassee)는 그것은 비밀과 신비의 차이라고 말했다. 비밀은 마치 비밀번호를 갖고 있는 금고 같아서 연구하고 시간을 드리면 번호를 찾아서 열리는 것이지만, 신비는 여전히 신비이다. 바로 스티브잡스는 애플회사를 신비롭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Newsweek 1/23/11).

나는 비즈니스를 전혀 모르는 문외한이지만, 한 사람이 한 회사를 이렇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그 회사에서 나오는 제품들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신비라고 생각하게 하는 그 마술적인 매직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내 손에 아이폰 하나 들고 있지만, 제대로 그 기능을 쓰지도 못하는 나로선 알 수 없는 수수께끼다.

사도바울은 에베소서 5:32에서 “이 비밀이 크도다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 말씀하였다. 한국말 번역이 아쉽지만, 실상 “이 신비가 크도다 This is a great mystery(KJV)”가 더 원어에 가까운 번역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복음은 비밀번호를 알아야 열리는 금고라기보다는 매직터치, 은혜로 열리는 신비이며, 복음의 영광을 지닌 교회는 신비 중의 신비이다. 그리스도의 몸이며, 우리 성도는 그 몸의 지체이다. 교회를 소위 경영하는 목사인 나는 결코 스티브잡스 흉내 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신비한 교회를 비밀금고화 하는 우범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회사를 신비하게 하는 자가 스티브잡스일지 모르지만 교회를 신비케 하는 자는 목사가 아니라 그리스도이다. 애플회사는 스티브잡스 없이도 갈 수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 교회는 그리스도 없이는 신비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니며 기껏해야 도둑맞은 금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