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장기 집권 해 온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국민들은 1일 카이로에서 1백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최원기 기자와 이집트 사태를 살펴보자.

문)이집트 사태가 한층 격화되고 있군요?

답)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사태가 1일 중대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이집트 야권은 이날 1백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와 총파업을 벌일 계획입니다. 또 야권은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이번 주 금요일, 그러니까 2월4일까지 물러가라는 구체적인 퇴진 시한까지 통보할 계획입니다.

문)그 동안 시위대는 수천 명에서 수만 명 규모였는데, 이렇게 1백만 명이 참여하는 시위가 준비된다는 것은 드디어 시위가 ‘시민 봉기’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봐도 될까요?

답)그렇게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이집트 시위는 주로 30대 미만의 청년들이 시위를 벌였는데요. 지난 주말부터는 청년은 물론이고 중년층과 여성 그리고 나이든 시민들 까지 나서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집트의 정치 전문가인 사이드 사덱씨는 지금 이집트 길거리에서는 젊은이는 물론 가난한 사람들과 중산층 등 거의 모든 사람들이 무바라크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1백만 시위를 야권이 반정부 시위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봐도 될까요?

답)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시위는 주로 학생과 청년들이 나서서 반정부 시위를 벌였는데요. 지난 주말을 기해 청년단체와 ‘이슬람 형제단’을 비롯한 30-40개 야권 단체 대표들이 모여 시위를 조직하고 향후 대처 방향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문)좀더 구체적으로 야권에서 어떤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지 설명해 주시죠.

답)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은 ‘4.6일 청년운동’ 단체입니다. 이 단체는 지난 2008년에 결성된 청년 조직인데요, 이번에 많은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최대 야권 단체인 ‘이슬람 형제단’ 도 협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문)결국 이집트 사태는 시민과 손을 잡은 야권과 무바라크 정권 간의 힘 겨루기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 같은데요,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답)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 29일 내각을 개편한데 이어 31일 새 내각을 출범시켰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군 출신인 마흐무드 와그디가 신임 내무장관에, 그리고 재무장관에는 사미르 모하메드 라드완이 각각 임명됐습니다. 또 모하메드 탄타위 국방장관과 아불 가이트 외무장관은 유임됐습니다.

문)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오마르 슐레이만 부통령을 주목하고 있다면서요?

답)네, 슐레이만은 10년 이상 이집트 군 정보업무를 담당하다 이번에 부통령에 임명됐는데요. 슐레이만은 무바라크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루면서 뛰어난 협상력을 발휘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중동 전문가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날 경우 슐레이만이 과도 정부를 담당하거나, 권력 공백 상태를 관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문제의 핵심은 이집트 국민들이 내각 개편을 비롯한 무바라크 대통령의 수습책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이집트 국민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이번 내각 개편에 대해 ‘어림도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시위대의 말을 들어보시죠.

아랍어 액트..

“ 시위대원들은 무바라크가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만일 무바라크가 물러나가 않으면 시민들이 그를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상당히 격앙된 반응인데요. 내각 개편 정도로는 사태가 수습되기 힘들 것 같은데,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 될까요?

답)글쎄요. 무바라크 대통령은 31일 새 내각에 임명장을 주면서 조속한 정치 개혁을 당부했는데요. 현지 관측통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조치가 너무 때 늦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이집트 군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사태의 향배가 결정될 것 같은데, 사실 무바라크 대통령도 군 출신이죠?

답)네, 무바라크는 공군 참모총장을 지난 군인 출신인데요, 지난 1975년 부통령에 임명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1981년 사다트 대통령이 이슬람주의자에게 암살되면서 대통령 자리를 물려받아 지금까지 30년간 이집트를 철권통치 해 왔습니다.

문)끝으로, 시위가 일주일째 계속되면서 식량을 구하기가 힘들어 지고 있다면서요?

답)네, CNN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시위가 계속되면서 상점이 문을 닫고, 물자 수송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빵과 쌀 등 기본적인 식량과 석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정부가 통행 금지령을 내려 주민들이 식량을 구하는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기사제공=미국의소리(V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