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말 임금이신 고종께서 서양에서 온 선교사들을 불러 격구(擊球)를 시켰습니다. 그 당시 격구는 오늘날의 골프 또는 하키와 같이 막대기로 공을 치는 경기를 말했습니다. 격구에는 말을 타고 하는 기마격구와 궁중이나 넓은 마당에서 하는 보행격구가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테니스도 조선 말엽에는 다르게 부를 단어가 없어 격구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고종 임금께서 대신들과 함께 선교사들의 격구(테니스 경기)를 구경하였는데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공을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고 대신들이 ‘저렇게 힘든 일은 밑에 있는 종놈들에게 시키지~’하며 혀를 끌끌 찼답니다. 그런데 사무실에서 정신노동을 많이 하는 현대인들에게 공을 때리는 운동이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합니다. 이런 매력으로 가끔 테니스를 치곤했는데 미숙한 가운데서 특히나 잘 안 되는 부분이 볼 컨트롤이었습니다. 라켓으로 때린 볼이 길어서 베이스라인 밖으로 자주 넘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늘 코트의 선 밖으로 넘어가 아웃이 되곤 했습니다.

얼마 전부터 친구 목사에게 테니스 레슨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치는 모습을 보더니 그렇게 치면 공이 선 밖으로 나가기 쉽다며 제가 잘하지 못하는 것을 바로 지적했습니다. 저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라켓을 잡는 법과 공을 때리는 방법을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라켓을 달리 잡고 공을 회전시키도록 톱스핀 (topspin - 공의 윗부분을 라켓으로 때려서 회전시키는 것)을 걸어야 공이 날아가다가 회전에 걸려서 코트 선 안으로 떨어진다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가르쳐 주는 대로 하니 신기하게 잘 되었습니다. 새로운 기쁨이 넘치게 되었습니다. 테니스의 맛을 새롭게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가르침이었고 그것을 기억하고 그 방법대로 하려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옛날 습관이 몸에 배어서 제대로 실천이 되질 않습니다. 그러면 가르치는 친구가 그 때마다 계속 이야기를 합니다. ‘아래서 위로 때리고’ ‘시간을 늦추어서 몸에 공을 붙여서 때리고~’ 지금은 조금씩 몸에 배면서 그래도 제법 그 방법대로 공을 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신경을 쓰지 않으면, 혹은 지쳐서 힘이 부족하면 자동적으로 옛날 습관으로 그대로 돌아갑니다.

이 처럼 우리 모두는 삶 속에서 새로운 것을 들으면 새로운 것이 좋은 줄 알아도 옛 습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습관이 몸에 배게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예를 들면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것을 아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막상 실천해 보면 해오던 습관대로 잠을 늦게 자게 되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게 되어 하루 종일 졸리고 머리 아프고 해서 얼마간 하다가 포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한 가지 습관을 만들려면 21일간 계속해야 우리 몸에 습관으로 정착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작은 습관 하나도 오래 걸립니다. 필자의 하는 일은 교회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그 말씀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어서 테니스 배우는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신앙생활을 새롭게 시작하다가 잘되지 않아 힘들어 합니다. 그래서 낙심하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합니다. 신앙생활을 통하여 삶의 모습을 새롭게 바꾸고자 하는데 쉽게 잘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이 새로운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하는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신앙생활도 운동을 바르게 배우는 것처럼 바르게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바른 지도를 받고 교정 받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조금씩 몸에 익숙하게 되면 너무 재미있습니다.

‘종놈들에게 시켜 마땅한 일’이라 치부하며 구경만 하면 절대로 그 묘미를 알 수 없습니다. 신앙생활도 남들이 하는 것만 보아서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왜 저렇게 시간 들이며 애쓰며 수고하는지? 신앙생활도 시간이 걸리지만 자신의 몸에 익숙할 때 까지 정성을 드리면 귀한 맛을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이 이해할 수 없는 새로운 맛을 보게 됩니다. 새로운 기쁨이 넘치며 삶이 달라지게 됩니다. 이 맛있는 묘미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게 되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