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연합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승열 총무, 손인웅 의장, 박원영 사무총장, 김종생 사무총장. ⓒ이대웅 기자

아이티 대지진 이후 한국교회 차원의 효율적인 복구와 지원 등을 위해 조직된 한국교회 아이티연합(의장 손인웅 목사)에서 1년간의 활동을 보고하는 기자회견을 14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회의실에서 개최했다.

기자회견에는 손인웅 의장과 한국교회 아이티연합 간사단체인 한국교회희망봉사단 김종생 사무총장을 비롯, 한국교회 양대기관인 한기총과 NCCK에서 임채문 선교국장과 이훈삼 정의평화국장 등이 참석했다. 또 합동에서 박원영 해피나우 사무총장을 비롯해 이승열 통합 사회봉사부 총무, 서주원 대신, 박종언 합신 총무 등도 각 교단별 아이티 지원현황 보고를 위해 참석했다.

한국교회 아이티연합이 각 교단과 단체, NGO의 아이티 관련 모금과 사업 등을 종합한 결과 한국교회는 1년간 190억여원(NGO 모금 제외시 140억여원) 정도를 모금했고, 아이티 현지의 극심한 정국 혼란과 내부의 부패 등으로 각 기관마다 계획했던 사업의 30-40% 정도가 완료된 것으로 집계됐다.

손인웅 의장은 “이제까지 각 기관들이 각자 지원사업을 벌이다 보니 시혜자 입장에서는 열심히 했지만 성과가 좋지 않거나 역효과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래서 아이티 지원을 앞두고서는 각 단체 실무자들이 긴급히 모여 중복되는 일은 조정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현지 사무소를 여는 일 등을 진행했다”는 말로 아이티연합 조직 취지를 설명했다.

실무를 맡았던 이승열 목사(한국교회 아이티연합 공동서기)는 “모두 모여 라운드 테이블을 실시해 회의를 거치면서, 아이티 복구 및 지원사업은 각자 중장기 계획들을 세워 전문성 있는 접근을 하게 됐다”며 “특히 각 교단들이 직접 지원하는 게 아니라, 재해구호 및 지원 노하우와 경험을 가진 NGO들을 지원하고 협력해 전문성 있는 지원을 한 점이 고무적이며 이 모든 것이 한국교회가 성숙한 모습으로 발전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은 계속 퍼지고 있는 콜레라 예방 및 퇴치사업에 주력한다. 유엔 등에서는 예방책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할 경우 올해 콜레라로만 60만여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콜레라 예방사업이 수도인 포르토프랭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열악한 시티솔레, 과다부케, 간시에르 등 외곽 지역에 아이티 콜레라 클리닉을 설립할 예정이다.

또 주민들이 강물을 정수하거나 끓이지 않고 그냥 마시고 있어 콜레라를 비롯한 각종 수인성 전염병이 더욱 퍼지고 있다고 보고 예방을 위한 우물 파주기 사업을 펼친다. 김종생 목사는 “아이티 지역이 다행히 지하수는 질이 좋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우물 하나에 주민들과 어린이 등 1천명 정도가 먹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손인웅 의장은 “아이티는 지금 지역공동체를 다시 세우는 일을 해야 하는데, 그곳에 센터를 하나 세우면 교육시설과 종교시설, 클리닉센터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며 “각 기관이 따로 하는 것보다 연대를 통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 기관, 1년간 어떤 지원 펼쳤나


▲지난해 한국교회 아이티연합이 효과적인 아이티 지원을 위해 주최한 세미나 장면. ⓒ크리스천투데이 DB

각 기관들의 1년간 사업보고도 이어졌다. 손인웅 의장은 “모금액을 어떻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하느냐 문제는 각 단체가 책임을 지고 감사도 받고 투명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이티연합이 돈을 모두 모아서 사용하거나 하지는 않았고, 각 단체들이 엄격하게 잘 관리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간사단체인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사업을 보고한 김종생 목사는 “언론 등 여러 기관들과 함께 37억여원을 모금해 예배당 복구에 주 초점을 맞춰 한 교회당 7백만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70여곳을 복구할 예정”이라며 “몇몇 거점 교회에서는 사립학교 성격의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기총 임채문 목사는 “한기총은 구호기관이 아니지만, 기독교한국침례회와 예장합신, 예장대신 등 교단들과 각 교회 성금 등 2억여원이 모금돼 현지 단비부대를 위문하고 답사를 진행했다”며 “교회연합 기관인 만큼 교회를 건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현지답사 결과 전염병 등 제2의 재앙이 우려돼 우물파기 사업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NCCK 이훈삼 목사는 “저희는 모금보다는 가입 교단들을 격려하고 연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아이티 현지의 WCC ACT에 모금액을 전달했다”며 “한국교회가 뭔가 했다는 게 중요하다기보단,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용성있고 실질적인 도움인지를 고민하고 아이티 현지 교회와 직접 파트너십이 있는 WCC에 지원하는 쪽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도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구세군은 5135만여원을 모금해 국제 구세군과 함께 콜레라 예방 및 구호식품 전달 등을, 기장은 5억 1344만여원을 모금해 현지 파트너인 글로벌미니스트리 등에 지원했다. 예장합신은 2억여원을 모금해 목회자 생활비 및 교회재건, 콜레라 클리닉 센터 등에, 기성은 5억 1542만여원을 모금해 고아원·학교·주택 건축 등 재건사업에 사용했다.

이밖에 예장합동은 30억여원을 모금해 해피나우에서 초기 의료지원과 비전센터 건립, 빵공장 및 벽돌공장 건립을 통한 주민자활 등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