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땅밟기 논란 이후 권오성 목사(NCCK 총무)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겠다던 명진 주지스님이 3일 오후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다.

명진 스님이 봉은사 땅밟기와 관련해 “배타적인 선교방식이 기독교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포문을 열자, 권 목사는 “다양성 속의 일부에 불과할 뿐, 주류의 흐름이 아니다”고 맞섰다. 권 목사는 “기독교 역사를 보면 어느 사회에 복음이 들어가든 지켜진 핵심이 있는데, 이는 공격이나 정복이 아니라 낮아지고 섬기고 사랑하는 것이었다”며 “한국교회도 이같은 신앙이 주류”라고 강조했다.

이에 명진 스님은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는 교리 자체가 배타적”이라며 “불교나 다른 종교를 우상숭배로 매도하는 것은 비성경적이고, 마음 속의 탐심을 허무는 것이 우상타파”라는 말로 성경의 재해석 필요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권 목사는 “어느 종교든 진리의 배타성이 있고, 기독교의 신앙고백이 있는 만큼 종교간 대화를 하더라도 진리를 포기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배타적인 종교성을 타 종교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자기 실천적인 모습으로 구현하는 것이 종교인들의 자세”라고 밝혔다.

덕담도 오고갔다. 명진 스님은 “기독교가 권력에 맞서 민주화를 실현해 내고, 소외된 계층을 배려하며 돌봐온 경험은 불교가 따라갈 수 없다”며 “복지 부문 등은 기독교를 선생으로 모시고 배우며 따라가고 싶다”고 전했다. 권 목사는 “교리는 우리를 나누지만 실천은 우리를 하나되게 한다”며 “종교간 대화 경험에서 보면 통일 문제나 복지 문제 같은 실천 현장에서는 종교인들이 늘 함께해 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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