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소녀시대 ‘지’(Gee)와 손담비 ‘미쳤어’를 거꾸로 재생하면 ‘음란한 메시지’가 들린다는 주장으로 인해 인터넷상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같은 논란의 진원지는 한 선교사의 미디어 강연 동영상이다. 이 동영상 속 강연자는 다큐멘터리 영화 ‘회복’의 박성업 조감독으로, 그는 지난 5월 강남에 위치한 한 교회에서 ‘미디어의 실체’라는 강연을 했다.

박 선교사는 사탄이 음악을 통해 문화를 점령하는 전략 가운데 한 가지로 ‘백워드매스킹’(Backward Masking)을 소개하며 소녀시대 ‘지’와 서태지 1집 수록곡 등을 거꾸로 재생해 들려줬다.

사실 비틀즈나 퀸, 롤링스톤즈, 레드제플린 등 외국 유명 락그룹들은 사탄을 숭배하는 메시지를 백워드매스킹을 통해 자신의 앨범에 수록했다. 한국 뮤지션 가운데 서태지는 지난 1994년 3집 ‘교실 이데아’를 발표했을 당시, 거꾸로 재생했을 때 ‘피가 모자라’라는 가사가 들린다며 사탄을 숭배하는 음악으로 지목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러한 의도된 백워드매스킹은 작곡가가 역방향으로 재생했을 때 듣는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제대로 들리는’ 음원을 먼저 만든 후, 믹싱 과정에서 이를 뒤집어 믹싱하는 수법이다. 일례로, ‘코카콜라 엑스펙트’와 같은 임상실험에서 입증된 것과 같이 영화 상영시 0.001초의 ‘코카콜라’가 보여지는 아주 짧은 메시지를 화면 중간에 끼워 넣어 반복하면 무의식에 그 정보가 쌓여 숨겨진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게 된다.

실제로 코카콜라 광고의 백워드매스킹이 들어있는 영화를 본 관객의 약 70%가 순간적 갈증, 즉 콜라를 마시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으며, 백워드매스킹이 전혀 없는 영화를 본 관객들은 그 충동을 느낀 관객이 10%도 되지 않았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동영상 속에서 박 선교사는 소녀시대 ‘지’를 거꾸로 재생해 들려주면서 “이 곡이 처음 나왔을 때 괜찮다고 생각해 여러 번 들었는데 이유가 있었다”면서 “제 안의 음란함이 반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녀시대는 이 사실을 모른다. 이걸 만든 작곡가가 이렇게 한 것”이라며 “손담비 또한 크리스천이지만 손담비 노래를 만든 것은 ‘용감한 형제’다. 손담비 노래를 거꾸로 돌리면 더러워서 입에 담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을 담은 동영상이 네티즌들 사이에 논란이 일자 박 선교사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미디어의 실체라는 영상은 사탄의 수많은 미디어 전략 중 백워드 매스킹을 중심으로 나눈 것 뿐”이라며 “영적인 부분을 다루는 영상이기 때문에 영의 존재를 부인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미디어 컨텐츠는 영감으로 만들어지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면서 “사람은 영적인 존재이며, 사탄은 끊임없이 우리를 속이고 있다. 교회나 신학교에서조차 ‘영’(spirit)에 관해 인정하지 않고 말조차 금기시하는 곳들이 있는데 이는 사탄이 기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