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참여 자격이 되어도 투표권 행사를 하지 않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누구를 찍어야 할 지, 그 사람의 공약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언어가 자유롭지 못한 소수민족계 이민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이를 위해 소수 민족의 투표권 행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정치 참여를 돕기 위해 12일(목) Asian American Legal Advocacy Center(대표 헬렌 김 호, 이하 AALAC)에서 주최한 모임이 홍콩마켓 2층에서 열렸다. 페드로 마린 하원의원, 게리 관 의원 등 라티노, 중국, 아프리카, 베트남 등 각 민족을 대표하는 커뮤니티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참석자 대부분은 2년 전 운전면허 시험관련 SB67법안 반대운동으로 모였던 커뮤니티 리더들이다.

모임을 주최한 AALAC 대표 헬렌 김 변호사는 “아시안을 비롯한 소수 민족의 투표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1년 반 전, 조지아 내 홀 세일 자격증 취득 기준이 변경돼, 홀 세일을 하는 사람이 자격증을 갱신하려면 어려움이 생기게 됐다. 홀 세일 마켓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현상을 비롯 커뮤니티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이었다. 이 같은 일들에 소수 민족들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AALAC은 상정되는 법안 등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칠 법안을 번역해 알리는 일 등 소수 민족 시민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날 참석한 페드로 마린 의원도 “지금까지 잘 해 왔다. 내년에는 소수 민족에게 해로운 법안들이 더 많이 상정될 것이라 생각된다. 함께 힘을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안들이 투표를 꺼려 하는 이유는 크게 4가지로 나눠 볼 수 있는 데, 첫째 유권자 등록을 하면 배심원 의무를 질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이거나, 둘째 내 한 표가 큰 차이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셋째 투표소까지 갈 만큼 여유가 없다거나, 넷째 후보자와 공약을 잘 모른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근 아시안들의 투표율은 미국 전역을 걸쳐 봤을 때 상승 추세다. 2004년과 2008년을 비교했을 때 아시안들의 투표 참여 상승율은 약 21%였으며, 조지아 주는 같은 기간 21%보다 크게 높은 71%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높은 상승율에도 불구, 조지아 주는 아직도 민족 대비 (아시안이)가장 낮은 투표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고 헬렌 김 변호사는 말했다.

또 올해 11월 2일 선거에서 직접 투표소까지 갈 수 없는 이들은 무기명 투표(absentee balloting)를 통해 우편으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표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투표 참여율이 극대화된 케이스가 있다. 최근 노크로스에 위치한 애틀랜타 최대 베트남 교회 옆에 쓰레기 유치장이 건립된다는 법안이 통과, 큰 논란이 빚어진 것. 이들은 현재 유치장 건립 반대를 위해 싸우고 있으며, 손으로 꼽을 만큼 적은 수였던 베트남 유권자가 올해는 수 천명을 넘어선 것을 들어 볼 수 있다.

이처럼 피부로 다가오는 일이 있을 때, 투표 참여율도 대폭 상승한다. 그러나 모르고 지나치지만 커뮤니티에 치명적인 법안이 늘 존재할 수 있다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 올 11월 2일에 있을 선거에도 적극 참여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AALAC는 비영리단체로, 언어 혹은 문화 차이로 아시안들이 알기 어려운 법률 관련 문제를 알려주고, 시민권익을 훼손하는 법안이 상정되거나 진행되고 있다면 조속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등 법 관련 시민을 깨우는 일을 감당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