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 (W)는 어느 교회에 오랜동안 다니다가 나왔습니다. 너무 힘이 들어서 나왔습니다. 제 나름대로 그 교회에서 충성하고 헌신했는데, 목사님과의 관계가 어려워지면서, 더이상 교회를 다닐 수 없었습니다. 주일 예배가 기다려지고 말씀을 통해서 은혜를 받아야 하는데, 어떤 일로 해서 목사님으로부터 심한 꾸중과 야단을 맞은 후에는, 그 분의 설교가 더 이상 제 귀에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그 분은 특히 영적인 것을 강조했는데, 모든 것을 다 영적인 것에 맞추었습니다. 신약보다는 구약 성경을 강조하고, 구약의 절기나 상징들을 모두 다 영적인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만한 교회, 그만한 목사님이 없는 줄 알고 교회를 섬겼는데, 이제와서 돌아보니 저의 교회 생활은 너무나 틀에 박힌 율법적인 생활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새장 안에 갇혀 있던 새가 새장에서 나와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기분입니다.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신 교회에서 은혜롭게 신앙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런 교회에서 신앙 생활하는 믿음의 형제 자매들이 너무도 안쓰러워서 이 글을 올려 드립니다.

A: W 님의 글을 읽으면서 참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오랫동안 율법적인 교회를 다니셨다는데,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느껴집니다. 성경은 그리스도의 영이 계신 곳에 자유함이 있다고 말씀하고 있는데, 오히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에서 평안함과 자유함을 누리지 못한다면, 세상 어디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겠습니까? 성도가 목회자를 존중하고 교회를 거룩하게 지켜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소중한 것이지만, 목회자가 절대 권위의 지휘봉을 갖고 성도의 개인적인 신앙 인격을 무시하고 경멸한다면, 그것은 정당하지 못한 일일 것입니다. 교회 역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세상에서 부름받고 구별된 성도님들의 신앙 공동체이지만, 교회의 건물 자체가 신성시되고 터부 (taboo)시 된다면, 그것 역시 교회를 세우신 하나님의 원래 의도에서 빗나간 태도라고 여겨집니다.

목회자와 성도와의 관계는 목자와 양과의 관계와 같습니다. 여기서 성도는 목회자의 양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양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성도는 목회자의 소유가 아니라,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들입니다. 성도는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인격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성도를 아주 소중하고 세심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목회자에게 부여하신 역할은 한 영혼을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세워나가는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설교, 성경 공부, 상담, 심방, 행정 등의 여러가지 목회적 기능들은 이런 목표에 맞추어져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예수님께서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야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형식적인 율법의 준수보다 한 영혼의 생명을 더 귀하게 여기셨습니다. 영적이라는 말로 영혼을 메어놓는 것은 현대판 율법주의의 또 다른 형태일 수 있습니다. 모든 성경 말씀을 영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적이거나 문자적이거나 비유적이거나 상징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말씀들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W 님을 사랑하셔서 왜곡된 신앙 생활을 벗어날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신 줄 믿습니다. 아무쪼록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신 새로운 교회에서 믿음 생활를 잘 하실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