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맞아 선교지를 다녀온 단기선교팀들은 하나같이 ‘사랑을 전하러 갔다가 더 은혜와 사랑을 받고 왔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원심력이 커지면 구심력도 커지듯이 선교지를 향한 사랑의 원이 커졌기에 받는 사랑이 커진 것은 아닐까? 애틀랜타기독일보는 한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사랑의 흔적을 찾아 [우리는 커플로 다녀왔다]인터뷰를 연재한다.

그 첫 번째로 지난 6월 6일부터 11일까지 니카라과를 다녀온 예수소망교회(담임 박대웅 목사) 최석운 집사와 장녀 최주은 학생을 만났다. 이번 단기선교에서 최석운 집사는 선교팀장으로 최주은 학생은 선교팀원으로 섬겼다.

선교지에서 함께 한 부녀(父女)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최석운 집사와 딸 최주은 양
예수소망교회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니카라과 선교를 다녀왔다. 120명 안팎의 교회에서 27명이 선교를 다녀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준비과정은 어땠나?

최석운 집사: 작년에는 창립 2주년을 맞아 오랜 기간 준비했습니다. 선교를 처음 간다는 떨리는 마음으로 세심하게 진행했어요. 하지만 올해는 다소 늦었습니다. 불경기로 인해 단기선교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기도 응답을 통해 4월에서야 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으니까요.

하지만 막상 결정되니 성도들의 동참이 이어져 순조롭게 준비됐습니다. 항공권과 물품 구입 등 만만치 않은 선교기금 마련에 전 성도들의 도움으로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채워졌습니다. 선교는 팀웍이 중요하니까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팀웍을 다지는 일에도 힘썼습니다. 생활 스페인어도 배우고요. 성도들은 예배시간마다 선교를 위해 수시로 기도해주셨습니다.

최주은 학생: 일주일에 2~3번씩 모여 스킷, 바디워십, 인형극 등을 준비하고 스페인어도 함께 배웠어요. 출발 전에는 Lock-in을 하며 늦게까지 준비도 하구요. 간혹 뜻이 안 맞을 때도 있었지만 하나님 사랑을 전하러 가는 것이라 생각하니 이해심을 갖고 마음을 모을 수 있었어요.

아버지와 딸이 함께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함께 하게 돼 좋았던 점과 서로에 대해 새롭게 발견한 점이 있다면?

최주은 학생: 작년에는 날씨, 벌레 등 열악한 환경으로 힘들기도 했어요. 올해는 가족이 함께 있어 가끔 창피할 때도 있었지만(웃음) 가족들이 아닌 다른 사람과는 나누기 어려운 일들이 있잖아요. 그런 점들을 나눌 수 것이 좋았어요.

아버지는 제가 어려서부터 리더십이 강하셨어요.(최석운 집사는 한국에서부터 리더십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선교지에서 사람들이 팀장인 아빠를 잘 따르는 모습을 직접 보니 자랑스러웠어요. 또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어요.

최석운 집사: 올해 처음으로 선교지에 가보니 환경도 열악하고 힘든 점이 많더군요. 딸이 작년에 선교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것이 참 대견하게 느껴졌어요. 또, 딸이 처음에는 한 친구와의 관계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친하게 지내고 있었어요. 집에서는 유약해 보이지만 다른 상황이 되면 스스로 관계성을 잘 맺어 나가고 슬럼가에서 전도와 성경공부 인도도 잘 해 나가는 모습이 새롭게 다가왔지요.


선교팀에서의 역할은 무엇이였으며 선교는 어떻게 진행됐나?

최석운 집사: 팀장으로 선교팀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니카라과는 지금 우기라 비가 얼마나 많이 오는지 밤에 2시간씩 잠을 못 잘 정도예요. 양철지붕이라 비가 새고 낮에는 한증막이 됩니다. 그래서 지붕교체 사역을 도왔습니다. 또 말씀사역을 통한 지도자 양성, 안경사역, 의료사역 등을 했습니다. 생활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자립할 수 있도록 오렌지 나무도 심었습니다.

최주은 학생: 선교팀에서 제가 두 번째로 어렸어요. 팀원들의 젖은 신발로 빨아주고 성경공부 시간에 선생님 역할도 했어요. 학생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전도하고 한인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워십을 선보이기도 했어요. 또 성경공부를 인도하고 아이들에게 기도해 주기도 했어요. 아이들이 작년에는 기도해 줄 때 웃고 떠들기도 했는데 올해는 눈을 감고 같이 기도하는 거예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단기선교에서 가장 인상 깊거나 은혜를 받았던 순간은?

최석운 집사: 한번은 집회 도중 정전 됐습니다. 이런 경우, 다들 되돌아 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한 분이 찬양을 하기 시작했고 다들 찬양하며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후 몇 번이 더 정전됐지만 함께 찬양하며 은혜를 나눴던 것이 인상 깊습니다.

장로님 한 분이 전갈에 물리기도 하셨어요. 응급처치를 했지만 5~6시간 동안 온몸이 마비됐죠. 장로님은 이렇게 순교하는구나 생각하셨데요. 하지만 큰 탈없이 회복되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최주은 학생: 전도를 다니다가 삐쩍 마른 송아지를 봤어요. 얼마나 말랐는지 보기 흉하고 소를 잡아도 먹을 것도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한 아이가 오더니 너무 예뻐하는 거예요. 또 그곳에는 벽에 벌레들이 많이 붙어있어 벽지 인줄 알았어요. 냄새도 심하고 더러운 환경도 많죠. 우리는 보잘 것 없이 생각하는 것에도 아이들은 기쁨과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어요. 이 아이들이 미국에 오면 얼마나 행복하게 살까를 생각하며 감사함을 갖게 됐어요.


이번 단기선교를 평가와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최석운 집사: 단기선교가 일방적으로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지인들을 세운는데 힘을 썼습니다. 마지막 날은 새벽 비행기를 타기 위해 4시에 일어났는데 현지 주민들이 그 시간에 나와 커피를 준비해 줬습니다. 선교기간에 현지인들이 저녁식사를 준비해주고 전통춤을 보여주기도 했구요. 선교사님께서 이들이 받기만 하는 입장에서 점차 스스로 뭔가 하려고 하는 주인의식이 싹트게 됐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단기선교 강평회를 가졌는데 선교가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지속적으로 해야한다는데 마음을 모았습니다. 또 의료, 건축 등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함께하면 더 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불어 우리만 갈 것이 아니라 니카라과의 미래를 바꿀 수 있도록 현지인을 미국에 초청해 양성할 수 있는 도움의 기회를 만들어 보자고 논의가 됐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부녀는 더 많은 은혜를 다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쉬운 듯, 내년에는 더 많은 가족이 함께 동참해 은혜를 나누고 싶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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