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신학교 후배 Y 입니다. 선후배 모임에서 유 목사님을 몇 번 뵈었는데, 요즘 제 마음이 편치 않아서 의논차 연락을 드렸습니다. 저는 E 대학원에서 신학 석사를 마치고, 박사 과정 (Ph.D.)에 어프라이(apply)를 해 놓았습니다. 얼마 전에, 그 중에 한 학교에서 장학금 (scholarship)을 줄 테니 오라는 제의(offer)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학교는 제가 꼭 가기를 원하는 곳이 아닙니다. 다른 두 군데의 학교에서 accept와 함께 좋은 offer를 받기를 원하는데, 아직 아무 연락이 없어서 마음에 조바심이 납니다.

또 다른 고민은 제 나이가 곧 40 선에 들어서는데, 지금 박사 공부를 해서 6-7년 후에 학위를 받는다 하더라도, 마흔 중반이 넘어 가르치는 사역이나 목회 사역을 한다고 해도, 너무 늦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우기 저는 신학교에 다닐 때, 선교 비전을 갖고 있었는데, 선교가 제가 공부하려는 목회 상담과 어떤 연계성을 갖고 있을지 궁금해서요. 사실 저는 동남아 선교에 관심이 있거든요. 유 목사님, 조언의 말씀을 부탁 드립니다.


A: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Y 후배님의 질문은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공부를 계속하려는 사람들에게 늘 부닺치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더우기 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붙잡히지 않은 영적인 세계를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공부에 대한 부담이 엄청난데, 거기에 생활에 대한 부담까지 겹친다면, 그것 또한 매우 견디기 힘든 일일 겁니다.

흔히 유학 생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들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야 한다고 하지요. 첫째는 실력, 둘째는 건강, 세째는 경제. 이 중에 한 가지만 결핍되어도 유학을 성공적으로 마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만, Y 후배님의 구체적인 상황이나 생활 조건이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40 대 중반을 넘어 학위를 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학위 후에 목회냐 선교냐 티칭 (teaching)이냐도 공부하고 기도하면서 더 깊이 생각해 볼 시간이 있지 않나 여겨집니다. 나이나 사역의 피일드 (field)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Y 님을 어떻게 사용하시려고 부르셨는가 하는 목회자로서의 정체성 (Identity as a minister)이라고 생각됩니다. Y 후배님의 가족들이 그 정체성을 이해하고 공부를 마칠 때까지 함께 기다릴 수 있는 것이 또한 매우 중요하지요.

선교와 목회 상담을 연결하는 이슈는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닐 겁니다. 더우기 Y 후배님이 동남아 선교에 뜻이 있다면, 그 곳에 가서 신학교를 세우고 가르치며 동료 선교사님들과 함께 사역하기에, 현재의 E 대학원 신학 석사 학위로 충분하다고 여겨지구요, 만일 그 곳에서 사역을 하다가 higher degree가 필요하다면, 현지 대학원이나 영국이나 미국 대학원에 distance study program으로 박사 과정을 공부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목회자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중재적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하나님에 대한 믿음도 중요하지만, 사람에 대한 이해가 사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지요. 선교지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그 곳에 있는 문화와 함께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일 겁니다. 그들의 과거와 현재의 아픔과 상처를 싸매어 주는 것 자체가 이미 선교 사역이지요. 이 이슈에 대해서는 U 신학교에서 교수로 섬기시는 L 박사님과 의논해 보시면 더 좋은 정보와 안내를 받으실 수 있을 것같습니다. 물론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목회나 사역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현재의 offer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또 하나의 중요한 기회라고 한다면, 그것 역시 소홀히 여길 수는 없을 것입니다. 기도하시면서, 하나님께서 Y 후배님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시는지, 어떤 길을 더 분명히 여시는지 민감해지시기를 바라며, 하나님께서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