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목적이 이끄는 삶』이 “나는 왜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더불어 삶』은 “우리는 왜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합니다.

혼자서 삶에 대한 하나님의 목적을 성취하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서로의 운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서로 성숙해 가고, 서로 짐을 나누어지고, 함께 예배함으로 기쁨을 누려야한다는 것입니다.

C. S. 루이스가 함께 예배드리는 것에 대해 이런 경험이 있었다고 합니다.

“나는 그들이 부르는 찬양을 아주 싫어했다. 그들의 찬송은 저급한 가사에 더 저급한 곡을 붙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계속해서 예배에 참석하면서 나는 그들이 함께 부르는 찬송의 귀한 면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점점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의 껍질은 벗겨지기 시작했다. 건너편 좌석에 앉은 한 늙은 그리스도인이 고무장화를 신은 채 온몸과 마음과 열정을 다해 찬송을 부르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 순간 나는 그 고무장화조차 깨끗이 씻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함께 예배드림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독단적인 자만에서 벗어나게 된다.”

저는 요즘 C. S. 루이스의 말에 많이 공감합니다. 예배 시간에 십자가를 바라보면 그냥 눈물이 납니다. 나 혼자라면 부족함 때문에 별 반응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함께 예배드리며 이런 저런 요소로 울게 하십니다. 어떤 때는 누군가가 부르는 찬양 때문에, 어떤 때는 누군가의 표정 때문에, 어떤 때는 참 못난 나를 사랑해 주시는 그분의 따스함이 느껴져서….

이 책의 본래 제목이 이렇게 되어있네요. 『better together - What on earth are we here for?』 저는 ‘better together’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독불장군처럼 혼자 믿는 신앙이 아니라, 나만 선민이라는 교만함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together)이 더 낫다(better)는 것, 정말 공감이 됩니다.

저자는 1장(더불어 삶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에서, 지역 사회 공동체에 다가가는 최선의 방법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을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하기를 사모한다면 먼저 다른 지체를 사랑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조차 본이 될 만한 하나님의 사랑을 보지 못한다면 세상 사람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믿기 어려워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진정으로 서로 사랑할 때 세상 사람들은 구체적이고 분명한 하나님의 사랑을 볼 것이며, 그들은 거부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에 사로잡힐 것이라 말합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서 세상에 빛을 비추는 거룩한 교회들이 넘쳐나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이 책의 2장(더불어 삶은 그의 운명에 관심을 갖는 것)에서는, 골로새서 4장 5절과 6절을 근거로 ‘불신자들을 계획성 있게 주님께로 인도할 수 있는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1)지혜롭게 행동하라. 2)모든 기회를 활용하라. 3)항상 친절하고 상냥하게 말하라. 4)누구에게든 합당하게 대답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 나를 향한 하나님의 목적만이 아니라, 아직 교회에 들어오지 않은 그의 운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함을 강조하면서, ‘hospitable(손님 대접을 잘하는)’이라는 단어를 제시합니다. 이 단어는 ‘hospice(여행자의 휴식처)’라는 단어와 ‘hospital(치료하는 곳)’이라는 단어의 중간에 위치해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휴식처’와 ‘치유’를 전해 주는 것이 그들의 운명에 관심을 갖는 더불어 삶이라는 것입니다.

3장(더불어 삶은 하나님의 눈으로 그를 보는 것)에서는 ‘겸손’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것.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시각으로 다른 사람의 가치를 보는 것. 논쟁에서 이기려 애쓰기보다는 나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마저 사랑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하나님이 바라시는 일이라는 겁니다. 정말 그런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힘들어도 그 영혼을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 원하시는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4장(더불어 삶은 그와 함께 성숙해 가는 것)에서는, 서로를 세워주는 격려와 사랑과 지혜가 담긴 권면이 필요함을 말합니다. 특히 용서하기 위한 3가지 방법을 이렇게 제시합니다.

1)사람에게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이야기한다. 2)항상 먼저 다가간다. 3)나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음을 고백한다. 정말 그렇더군요. 이렇게 하면 부부가 함께, 교회 공동체가 함께, 친구가 함께 성숙해 갈 수 있습니다.

5장(더불어 삶은 그의 짐을 나누어지는 것)에서는, 먼저 자신의 은사와 능력을 S.H.A.P.E을 통해 살펴봐야만 하나님의 계획과 설계를 판단하며 짐을 나누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S(Spiritual Gifts: 영적 은사들), H(Heart: 마음), A(Abilities: 능력), P(Personality: 성격), E(Experience: 경험)를 주셨음을 깨닫고, 그 은사를 선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마지막 6장(더불어 삶은 함께 예배함으로 기쁨을 누리는 것)에서는 예배가 서로를 향한 사랑의 표현 시간이고, 축제의 시간임을 알려줍니다.

한참 저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했었습니다. ‘나는 이 땅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질문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목사이기 때문에 이 질문이 더 합당할지 모르겠습니다. 나 혼자 어떻게 살겠다는 다짐을 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믿음으로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좋은 방향을 제시해 주면서 “우리”라는 의식을 갖고 걸어가야 그것이 하나님께서 더 기뻐하시는 믿음의 삶임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인상적인 문장 하나를 기록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언젠가 이 땅에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 끝나면 우리는 천국에서 영원한 사랑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랑합니다. 생각이 비슷한 성도도, 생각이 다른 성도도, 모두 틀린 것이 아니기에 예수님의 사랑으로 끝까지 사랑하는 목회를 하고 싶은 이훈 목사.

이 훈 [하늘뜻섬김교회(www.servingod.org)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