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깨어난다
동편의 빛과 함께
모든 생물들이 기지개를 펴고 기상한다
나무도 잎도 빛으로 세면하고
조그만 풀잎도 빛으로 샤워하고
그리고 모든 생물들이 빛으로 옷을 입는다
빛을 향하여 서로 얼굴을 내밀고
고사리 같은 봄의 잎으로 빛을 만끽한다

빛을 받는 것마다 깨어나고 살아난다
녹음의 엽록소를 발하고 생명의 향기를 토한다
계피는 계피 향으로, 박하는 박하 향으로
작은 미풍에 나무들이 국민체조를 하며
하루의 출발을 알린다
다람쥐도 새벽 길을 왕래하며 아침부터 분주하다
새 열매를 구하며 조기 수확을 꿈꾼다
새들도 시간을 따라 교대로 하루의 기상과 코러스를 즐긴다
잎은 더욱 깊어지는 빛으로 탄성을 지르며
녹색 음표를 따라 춤춘다
나도 산책길을 따라 자연의 일부가 되어
생명의 축제의 일원이 된다
아침에 숲은 빛을 얻고, 빛을 발하고, 빛을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