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부 기독 교회 지도자회의(Southern Christian Leadership Conference , 이하 SCLC)가 리더십 간의 충돌로 큰 물의를 빚고 있다.

18일 AJC 보도에 따르면, 작년 SCLC 회장후보로 출마했던 마클 허친스 목사(Markel Hutchins)는 17일(월) SCLC 본부 사무실(어번 에비뉴 위치)에 들어와 컴퓨터 등 물건을 옮긴 후 뒷문을 자물쇠로 잠그고 용접해 닫아버렸다. 그는 “본인은 문을 용접해 닫아버릴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며 “SCLC를 관리할 책임이 있으며, 사무실 내부 물건 보호권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날 아침 출근하는 직원 하나가 자물쇠를 풀었으나, 허친스 목사는 오히려 그 직원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겠다고 나섰다.

찰스 마티스 대변인에 따르면, 허친스 목사는 월요일 오후 9시에서 9시30분 경 사무실에 들어왔으며, 자물쇠도구와 용접용 도구를 가지고 왔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본 누군가가 수상히 여기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민간 문제(Civil Matters)로 여기며 아무런 저지 없이 돌아갔다. 마티스 대변인은 허친스와 몇 명의 다른 사람들이 컴퓨터를 가지고 갔으며, 사무실 내부 물건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그의 이러한 행동은 문제가 되고 있던 SCLC 리더십 갈등구조의 골을 더욱 깊게 할 것으로 보인다.

SCLC 공동창설자 마틴 루터 킹 Jr 목사의 막내딸 버니스 킹이 포함된 반대 파 쪽에서는 허친스 목사 측을 “배반자 혹은 반체제인물(renegades and dissidents)”로 명명하며 대립구도를 이뤄왔다.

버지니아주의 실비아 터커 의장은 “허친스 목사는 SCLC에 대한 어떤 재산권 행사도 할 수 없다. 사무실을 훼손시킨 그의 행동은 그가 SCLC를 조정하기 위해 어떤 일도 불사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분개하면서 “한 개인의 무모한 행동이라고 여겨진다. 그는 폭력을 행사하더라도 SCLC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친스 목사는 지난해 SCLC 회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버니스 킹이 선출되면서 패배의 쓴 잔을 맛봤다. 그는 또 랠레이 트래멀 전 의장이 이끌던 리더십에서 결정한 20명의 보드멤버에 속해있었으나, 현재는 법원의 판결로 무효화 되기도 했다.

한편, 실비아 터커 의장은 “허친스 목사는 한번도 보드 멤버인 적이 없었으며, 잠정적 회장이나 회장으로 선출된 적도 없다. 이 같은 그의 행동은 범죄이며, 크게 개탄할 만한 일로 혐오범죄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SCLC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흑인들이 버스 승차 거부운동을 벌이는 등 민권운동이 본격화되던 1957년, 킹 목사를 비롯해 랠프 데이비드 애버나시, 조지프 로워리 등 흑인 지도자들이 주도해 창립한 인권운동 단체다. 킹 목사가 주로 설교했던 애틀랜타 에벤에셀 침례교회에서 발족한 이 단체는 흑인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시위를 주도하고, 투표권리법과 인권법의 의회 통과를 주도하는 등 민권운동을 주도해온 대표적인 단체중 하나로 현재 미 17개주에 80여개 지부와 1만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이스라엘에는 '비폭력갈등조정센터'도 설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