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사립 하이 스쿨을 다니고 있는 J 입니다. 미국에 온지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영어도 아직 서투른데 벌써 12학년이 되었습니다.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 원서를 내놓고 그 중에는 벌써 입학 허락을 받고 마음 편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있는데요. 목사님, 저는요. 아직 SAT 도 끝나지 않았어요. 보통 11학년에 두번, 12학년 초에 한번 정도 보고 가장 좋은 점수를 가지고 대학에 입학 원서를 내잖아요. 저는 요 몇 달 사이에 두번을 보고, 아직 한번 더 보려고 하는데, 대학 입학 원서를 내놓긴 했어요. 어떻게 그렇게 했느냐구요? 한국에 계신 저희 어머니가 몸이 달아서, 한국에 있는 유학원에 의뢰하니까, 그 곳에서 알아서 미국 대학에 원서를 내 주더라구요. 대학마다 에세이 양식과 제목이 다르잖아요. 약 10 개 대학에 입학 신청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에세이들도 유학원에서 알아서 다 써 주었대요. 저는 이제 SAT만 끝내면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대학에 들어가도, 따라가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요? 많은 에세이를 쓰면서 대학 공부를 해야 하는데, 남이 다 써준 것을 내가 쓴 것인줄 알고 대학 심사관이 입학 시켜준다고 해도 그게 제 실력이 정말 아닌데… 걱정이예요. 그때 밀리는 에세이는 또 다른 미국 사람에게 부탁해야 하나요? 돈을 주고 그런 사람을 써야 하나요? 그렇게 해서 졸업장을 딴들 그게 내 실력이 아닌데… 미국 회사라도 들어가면 어떻게 프로젝트를 처리해야 하나요? 사람들이 정말 형편없는 내 진짜 실력을 알게 된다면, 저는 금방 쫓겨날 거예요. 목사님 어떻하면 좋지요?


A: J 자매님, 2년 전에 미국 사립 고등 학교에 와서 새로운 환경과 언어에 적응하고, 어려운 학업을 따라가기 바쁘고 힘었을텐데, 어느새 대학 입학을 바로 앞두고 있군요. 주변의 친구들 가운데 Early Admission을 신청해서 합격해 놓고 편한 마음으로 학교에 다니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 불안하기도 하겠어요. 그러나, 그들은 미국 학생들이거나 J 자매보다 훨씬 일찍 미국에 와서 적응한 외국 학생들일꺼예요.

단지 어떤 사정으로 J 자매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 늦게 미국에 오게 되었고, 부모를 떠나 짧은 기간을 공부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거라고 여겨져요. 그래도 크게 방황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반듯하고 고운 마음을 갖고 자신을 지키며 공부하는 모습이 아름다워요. 한국이 입시 지옥(?)이라는 듣기만해도 소름끼치는 말이 있듯이, 미국의 대학 입학 경쟁도 만만치 많은 않은 것 같아요. ‘한국에서 공부하기가 힘드니까, 미국에 보내면 저절로 알아서 대학에 들어가겠지’ 하고 미국에 자녀들을 선뜻 보낸 부모님들이, 때로는 크게 후회하는 경우들도 보곤 하지요.

J님의 어머님도 조급하고 초조한 마음이 드셔서, 한국의 유학원에 미국에서 공부하는 딸의 대학 입학 서류들을 의뢰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각 대학이 요구하는 에세이 작성까지 유학원에 맡기셨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습니다. 대학 에세이는 한 대학에 보통 3-5개 정도의 주제들이 정해지는데, 이 에세이를 통해서 예비 신입생이 어떤 사상의 깊이를 가지고 주어진 주제를 논리적으로 서술해 나가는가 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테스트 받게 되는 거예요.

유학원은 J 자매를 개인적으로 깊이 알지 못하고 일반적으로 틀에 박힌 방식을 사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학 심사관에 눈에 그런 에세이가 어떻게 비추어질지 모르겠고요. 설령 어떤 대학에서 받아준다고 해도, 자매가 걱정하는 대학 생활이 그대로 펼쳐질 수 있어요. 특히 사고의 넓이 및 깊이와 더불어, 상상력(imagination), 독창성(originality), 그리고 철저하고 엄격한 논리성(logic)을 요구하는 미국의 에세이를 잘 작성하기 위해서 J 자매는 대학에 들어가서, Writing Class를 듣고 여러 종류의 많은 미국 책들을 깊이 읽으면서 생각하고 신중하게 대화(Communication)하는 학습 습관을 키우기를 바랍니다. 여하튼 대학은 들어가야 하니까, 남은 기간에 시간을 아끼고 최선을 다해서 SAT를 마무리하고 원하는 대학에 잘 진학하기를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