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 잔치’에 대한 관심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5월 1일 오후 5시 베다니장로교회(담임 최병호 목사)에서 주최한 행사에는 입양아 가정 스물 세 가족이 참석해 교제했다.

올해로 7년째 접어든 ‘입양아 잔치’는 일시적인 행사를 넘어 한인 입양 미국가정들간의 교제와 지속적인 연결고리를 제공하고 있다.

올 해로 다섯 번째 입양아 잔치에 참여하고 있다는 빅토리아 프랜콜라 씨는 생후 6개월 된 한국 아이 ‘아담’을 5년 전 입양했다. 프랜콜라 씨는 “한국은 나에게 천사를 선물해 준 나라”라며 “아이의 정체성 문제를 위해 한국학교에 보내 한국어를 배우게 하며, 입양아 잔치에도 매번 참석하고 있다. 아이가 자라면, 한국여행을 자주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해 자녀에 대한 배려심을 드러냈다.

입양아 잔치는 베다니장로교회 영어부가 프로그램을 짜고, 한어부가 후원 및 여러 가지 한국 음식을 준비 했다. 입양아 피터 새딩턴 씨의 간증과 함께 태권도, 한국전통 소고 춤, 유스부 아이들의 댄스, 장구 연주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전했으며, 행사 이후 부스를 따로 마련해 한국전통놀이 및 한복 체험행사를 펼치며 입양아 가족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정성스럽게 차린 한국음식은 입양아 가족에게 단연 인기 최고.

입양아 축제는 매년 다양한 강사를 초대해 간증형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올해는 쌍둥이 형제와 함께 입양된 피터 새딩턴 씨가 나와 청소년기에 겪었던 정체성의 혼란과 어머니의 지혜로운 인도를 간증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새딩턴 씨는 “15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내가 다른 가족들과 다르다는 생각과 함께 ‘나는 한국인이잖아’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고야 말았다”며 청소년 시기 겪은 정체성의 혼란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새딩턴 씨는 자라면서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나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난 후 ‘Korean’이라는 문신을 하기로 결정했다. 문신을 하면 자신에 대한 정체성이 좀 더 확고해 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그래 좋다, 그러면 30일 간 기도를 한 후 여전히 하길 원하면 하라’고 조언했고, 30일 기도 후 문신을 하러 가겠다고 결심한 새딩턴 씨와 함께 동행해 준 어머니였다. 자녀의 정체성 혼란을 이해하고, 아들의 상황을 철저히 배려해 준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몇 년 후 새딩턴 씨는 하나님에 대한 개인적인 체험을 하게 되고, 이 곳에서 진정한 자아정체성을 찾게 된다.

그는 “어머니는 나의 더 큰 정체성, 그리스도 안에 있는 진정한 정체성을 발견하도록 나를 지혜롭게 인도해 주신 분”이라고 간증했다.

피터 새딩턴 씨는 한국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생후 11개월 경 크리스천 양부모에게 입양돼 미국에서 자랐다. 피터 새딩턴 씨의 양아버지는 현재 신학공부를 하면서 병원 채플린으로 섬기고 있으며, 양어머니는 교회의 장로로 섬기고 있다. 피터 새딩턴 씨는 기독교교육학, 상담학을 전공하고, 루터라이스신학원 과정을 마친 후 현재 국제입양의 후원자로 일년에 평균 5~7회 간증을 전하고 있다.

입양아 잔치 인사말에서 최병호 목사는 “아버지 없는 이들에게 아버지가 되어주고, 어머니 없는 이들에게 어머니가 되어준 여러분들을 초대하게 돼 기쁘다”며 “하나님께서 아이들에게 보내신 하나님의 천사와 같은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뒤에서 묵묵히 섬긴 평신도들의 수고도 빛났다. 김성룡 장로는 “일시적인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영어부에서 입양아 가족들에게 연락하면서 교제한다”고 입양아 잔치의 취지를 설명했다.

타 지역 한인교회에서도 입양아 잔치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입양아 잔치 형식과 과정을 배우기 위해 버밍햄장로교회에서 온 최계은 장로는 “버밍햄에는 아직 없는 한인 입양아 축제의 대표적인 모델로 베다니장로교회를 꼽아, 당회 대표로 참석하게 됐다”고 밝히고 “어떻게 입양아 가정에게 연락하며, 프로그램을 짜는 지 모든 과정을 배워 가기로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