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말하지 못하는 삼중장애를 앓고 있는 승욱 군(11)의 엄마, 김민아 집사가 밀알의밤 행사를 위해 애틀랜타를 찾았다. 21일 기자들과의 인터뷰 자리에 나온 김 집사는 시종일관 밝은 웃음을 잃지 않으며, 유쾌한 말솜씨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아이가 시각장애인 것은 태어날 때부터 알았지만, 청각장애와 자폐까지 있다는 것은 22개월이 되어서야 감지했어요.” 김 집사는 “시각장애까지는 인정하고 감사했지만, 청각장애와 자폐까지 있다는 걸 알았을 땐 정말 힘들었다. 심한 우울증을 앓고, 인간이 눈물을 그렇게 많이 흘릴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만큼 힘겨운 시기를 지나왔다”고 고백했다.

5대째 하나님을 믿는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승욱이. 친정 아버지는 김 집사가 좌절로 쓰러져 있을 때 찾아와 “네가 자식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아무도 너의 자식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모두 동등하고 존귀하게 세상에 보내셨다”고 격려했다. 이 말은 김 집사가 눈물을 닦고 이를 악물고 일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지금은 청각이 조금 회복되어 ‘초콜릿, 과자’등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은 간단히 이야기 할 줄 안다는 승욱이는 어린 시절 험난한 수술대에 많이도 올랐다.

생후 18개월, 선천적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들을 위해 각막이식수술을 감행했다. 그러나 결과는 안타깝게도 실패. 이유는 아이의 눈이 백내장을 앓고 있었지만, 병원의 오진으로 녹내장 약을 계속 투여해 왔기 때문에 더 이상 손쓸 수 없을 만큼 눈 상태가 망가졌기 때문이었다. 어머니의 가슴은 찢어졌다.

그래도 청각 회복을 위한 한 가닥 희망을 다시 잡았다. 바로 와우 이식 수술. 귀를 절개한 후 달팽이관에 전자칩을 넣어 소리전파를 감지하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수술로서 남가주에서 삼중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최초로 시도되는 시술이어서 주변의 우려도 높았다.

김 집사는 “모두가 불가능과 한계를 이야기 했지만, 끝까지 한 가닥 희망을 붙들었고, 결국 UCLA 팀에서 수술을 허락했다”고 했다.

“수술을 하기 전, 많은 정밀 검사를 거치고 의사들이 인터뷰를 통해 저에게도 많은 질문을 던졌어요. 마지막 질문이 ‘왜 이 수술을 꼭 하려고 하느냐?’ 였는데 저는 ‘당신들도 다 부모가 아닙니까? 그러나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나요? 저는 우리 아이가 유명한 스피커가 되기만을 바라지 않습니다. 단지 아이가 아플 때 아프다고 이야기 하고 배고플 때 배고프다고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을 뿐입니다’ 라고 대답했어요. 제가 나간 후 모두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오른쪽 귀 와우 이식 수술이 진행됐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더욱 희망적인 소식은 수술 후 왼쪽 귀의 청각이 조금씩 살아나 현재는 두 쪽 귀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들린다는 사실이다. 현재 승욱 군은 프란시스블랜드라는 시각장애 공립학교에 다니며 수화와 언어, 점자 공부를 하고 있다. 승욱이 같은 삼중장애는 드물어, 헬렌켈러재단에서도 리서치하는 사람이 한 명 꼭 따라다니며 발전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김 집사가 승욱이를 키우며 가장 행복한 순간은 사람들을 만나 희망의 메세지를 전하는 순간이다. 소박하지만 큰 그녀의 꿈은 승욱이가 자라서 세계를 누비며 희망을 전하고,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은혜가 되는 예수님의 증거자가 되는 것이다.

21일 슈가로프한인교회에서 열린 밀알의밤 행사에서 간증을 전한 김민아 집사의 희망 메세지는 샬롯, 워싱턴, 필라델피아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