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크리스천 한국인 부모, 선생님, 목회자들의 공통적인 도전 중의 하나는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자녀들을 한국계 미국인으로 어떻게 아름답게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제가 만났던 캘리포니아 베이지역에서 한국계 미국인 학생들을 가르쳤던 경험이 있는 초중등학교 선생님들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 학생들은 “똑똑하고, 성실하며, 성취감이 높고,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높다”는 일반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학교 선생님들의 한국계 미국인 학생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한인 부모님들이 지닌 자식들의 교육과 미래를 위한 희생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부모님들의 희생은 자식들에 대한 높은 성취감과 완벽함을 기대하게 되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높은 기대감과 비교는 간혹 잘못하면 아이들에게 왜곡된 수치심을 심어주게 되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수치심과 죄책감을 구분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수학 시험에 낙제를 했을 때, 수치심은 “나는 수학시험에 낙제했으니까, 나는 바보 같은 학생이고 나는 어떤 일에도 성공할 수가 없어”라고 생각하는 “어떤 행동자체가 자기자신”이라고 생각하는 부정적인 자아상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죄책감은 행동과 자신을 구분합니다. “나는 수학시험에 낙제를 했지만, 나는 다른 재능과 은사가 있으며, 이 재능과 은사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잘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든다면, 아이가 거짓말을 했을 때 “네가 거짓말을 했으니까 너는 나쁜 아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에게 수치심을 강화시켜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네가 거짓말하는 행동은 나쁜 것이야.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하지 말아야 돼. 하지만 너는 여전히 좋은 아이야”라고 말해주는 것은 죄책감을 통해 그 행동만을 교정해 주는 것입니다.

저는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기 전에 인문계 여고에서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고3 담임시절에 성실하고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거의 항상 꼴찌이거나 꼴찌에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였습니다. 저는 항상 이 아이가 안타까워 늘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00야, 너는 정말 성실해서 어디에선가는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거야.” 그리고 20년이 흐른 어느 날 저는 전문직 여성이 되어 있는 그 여학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여학생은 제가 한 말을 기억하고, 삼수를 해서 대학을 마치고 스위스에 가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하고 미국에 있는 좋은 호텔에서 전문인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을 기르고 교육할 때 수치심과 죄책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보고, 기도하고, 인내하고 기다려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세상의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면, 아이들이 성취 한 것이 아이들 자신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세상의 기준에 걸맞는 성취를 했을 때는 아이들을 칭찬해 주고 기뻐하지만, 세상에서 말하는 실패를 했을 때는 절망해 하고 우울해 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세상의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볼 때, 우리는 알게 모르게 아이들의 수치심을 강화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양육할 때, 아이들도 자신을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자신감과 신뢰감이 있는 아이들로 자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가복음 3장의 예수님께서 세례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셨던 기사를 기억합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하실 때에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 같은 형체로 그 위에 강림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늘로부터 소리가 들렸습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크리스천으로서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사랑스런 아들, 딸로서 우리가 세례를 받을 때, 하늘이 열리고 비둘기 같은 형체가 우리 위에 임하셨고, 하나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해서 “내 사랑하는 딸아, 내 사랑하는 아들아! 내가 너를 사랑하고 너로 인해 기뻐하노라”는 사랑의 음성을 들려주셨습니다. 우리 아이들에 대해서 세상에서 말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하나님의 사랑스럽고 기뻐하시는 아들, 딸”입니다. 미국에서 한국계 미국인으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세상의 음성이 아닌, 하나님의 사랑의 음성에 귀기울이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을 동행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연합감리교회 교우들의 신앙증진 및 일선에서 수고하는 목회자들의 사역을 위해 섬기며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연합감리교인으로서의 연대감을 느끼며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독자들을 돕는 [섬기는 사람들] 5, 6월호에 실린 글을 연합감리교회 공보부의 허락을 받아 개제합니다.-편집국-